정비사업 수주액 2조 눈앞...지난해 1위 현대건설 추월
자이 리브랜딩 통한 안전 관리 능력 강조 전략 효과
상계5구역 재개발 등 정비사업 주력 전망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GS건설이 주택 브랜드 '자이'를 리브랜딩한 '뉴 자이'를 앞세워 정비사업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리브랜딩을 통해 시공능력을 강조하며 인천 검단 사태로 당시 추락한 신뢰를 되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현대건설의 정비사업 수주가 부진한 가운데 GS건설이 '왕좌'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GS건설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 2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서울 관악구 봉천14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됨에 따라 올해 수주액 1조91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정비사업 수주 건수가 아예 없던 것과 비교하면 빠른 속도로 사공권을 따내는 모습이다.

반면 지난해까지 6년간 도시정비 수주액 1위였던 현대건설은 올 들어 정비사업 수주를 한 건도 기록하지 못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수도권 핵심 지역을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섰지만 경쟁이 치열한 인기 입지에서 고전한 탓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1월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에 도전했지만 삼성물산에 패배했다. 현재 수주 의지를 보이는 압구정2구역에서는 업계 1위 삼성물산과의 재대결이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GS건설이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액 2위·3위였던 포스코이앤씨·삼성물산과 함께 정비사업 3강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순살자이', '하자이' 등 자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대부분 털어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자이 리브랜딩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GS건설은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후 정부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며 시공능력을 의심받기 시작했다. 특히 시공사 선정에 중요한 요인인 안전관리 능력에 대한 평판이 추락했다. 이에 자이를 버리고 새 브랜드를 출시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업계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GS건설은 자이 단일 브랜드를 고수하는 편을 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GS건설이 당시 신규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시했다면 단기적 수익은 확대됐겠지만 상대적으로 자이의 이미지가 더욱 추락했을 것"이라며 "자이에 집중하며 다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평판을 쌓아나가는 전략이 옳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브랜드 로고, BI 변경 등 구체적 리브랜딩 행위보다도 리브랜딩을 통해 '안전'을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지난해 리브랜딩을 발표하며 "안전과 품질 경영을 바탕으로 더욱 신뢰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며 "중대재해법과 관련된 안전 이슈를 철저히 관리하며 과거의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음을 리브랜딩으로 나타내며 신뢰를 끌어올리고자 한 것이다.
현재 GS건설은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응찰한 서울 노원구 상계5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유력하다. 해당 사업의 총공사비는 7000억원이다. 또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1·2·3차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에 단독 응찰하며 수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사업은 총공사비가 약 1조7000억원이다. 둘 중 하나의 계약만 성사돼도 올해 누적수주액 2조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11일 기준 정비사업 수주액 2조원 이상을 달성한 건설사는 삼성물산 뿐이다.
GS건설은 뉴 자이를 앞세워 정비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정비사업은 자체개발 사업 대비 수익성이 낮다. 그러나 조합원 분양물량이 확보되기 때문에 미분양 리스크가 적다. 지난해 GS건설 건축·주택사업본부의 매출은 9조5109억원으로 전체 매출(12조8638억원)의 74%다. 정비사업이 수주실적을 견인했다고 평가된다. GS건설은 최근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의 매각을 검토하는 등 본업인 건설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표한 가운데, 정비사업 물량 확보에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관계자는 "오랜 시간 이어온 우수한 시공능력과 시장에서 구축한 뛰어난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고객 및 관계자분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사업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