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경의 '토탈 음악극'
이윤경, 그를 현대음악 작곡가로 소개받았다.
11월 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316 앙상블'과 함께하는
음악극 카프카 '변신'의 작곡가니 말이다.
막상 그의 이력을 보면 작곡에서 '설치 음악'까지 아우르고 있다.
더욱이 무대 낭송은 물론 배우로 무대에 서기까지 하는 터다.
이렇듯 한 가지에만 천착하지 않는 이유는 그가 지나온 길에서 읽힌다.
그가 연세대학교에서 작곡, 맨해튼과 베를린 음대에서 작곡과 전자음악,
예루살렘 루빈 아카데미에서 움직임(Movement)을 공부했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음악의 길을 찾아 먼 길을 돌고 돈 이유를 그에게 물었다.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저만의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였죠.
저는 뻔한 소리를 싫어합니다.
그래서 제가 작곡한 악보에는 음표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죠.
이를테면 이번 공연 음악극 악보엔 배우가 낭독할 대사도 있으며,
연주자에겐 어떤 기구로 어떠한 소리를 내라는 지시도 있습니다.
이 모두 음악극을 통해, 제가 만들어낸 소리와 메시지가
청중에게 한 발 더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공부를 통해 찾은 답으로 그는 독일 트레브니츠성(Schloss Trebnitz)·
토탈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아르코미술관 등에서 ‘설치 음악’을 선보였다.
그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설치 음악’은 대체 무엇일까?
“2007년 아르코미술관에서 선보인 ‘스트링 리액션'이 대표적인데요.
공간에 빔프로젝터 4개로 빛의 파장을 쏘고,
피아노 2대에 설치해둔 모터의 떨림이 피아노 현에 연결되게 했어요.
그런데 이 떨림을 일으키는 건 센스에 감지되는 사람들입니다.
사람이 순차적으로 그 공간에 들어오면 멜로디가 될 수가 있고,
동시에 여러 사람이 들어올 때는 화음이 될 수도 있죠.
이로 인해 청중은 소리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교감까지 함께 호흡하죠.”
결국 그는 기존의 오선지는 물론 연주 방식, 연주 공간을 해체하여
청중과 함께할 ‘토탈 음악극을 만드는 음악가’라는 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