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XR’에 대비 안 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선진국 대비 인프라 뒤처져”

2025-02-24

핵심 기술 개발 및 인프라 부족...양산 해외 의존 심화

일본 소니·중국 JBD 등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양산 능력 독점

LGD·삼성D, XR 패널 양산 인프라 구축 미흡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XR(확장현실) 산업이 디스플레이 분야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가운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대만, 일본 등의 기업이 양산 가능 수준을 갖춘 데 비해 국내 기업의 공급망은 크게 뒤처져 있다는 평가다.

24일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XR 디스플레이 패널 분야는 인프라도 없고 기술 수준 차이도 크다”며 “패널 설계의 경우 국내 중소기업에서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자본력을 갖춘 국내 기업 등 공급망 부재로 양산은 대만·일본의 해외 외주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소니는 이미 올레도스(OLEDoS) 양산에 성공해 지난해 애플 비전프로에 독점 공급 중이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위에 OLED를 증착해 초고해상도를 구현한 패널이다. 삼성전자가 준비 중인 XR 기기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이 아닌 이미 양산 이력이 있는 소니의 올레도스가 적용될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레도스(LEDoS)의 경우 중국 JBD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도스는 실리콘 위에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발광다이오드(LED) 소자를 올리는 기술이다. 중국 가전기업 TCL과 메타가 AR 글라스에 JBD의 레도스를 탑재했다.

또한 실리콘 위에 액정 층을 형성하는 엘코스(LCoS)는 라온텍 등 국내 중소기업에서 패널 설계를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다. 다만, 실제 양산은 모두 대만과 일본 등 해외에 외주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을 갖춘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와 같은 대기업이 아직 XR 디스플레이 패널 양산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레도스는 국내 LED 인프라 부재로 관련 공급망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대기업은 현재 올레도스와 레도스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데, 올레도스에서 성과가 먼저 나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아직 양산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IMID(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 K-Display 2024와 올해 CES2025 등을 통해 1만2000니트의 초고휘도를 구현한 화이트 방식(W-OLED) 올레도스와 적·녹·청 OLED를 개별 증착해 별도의 광원 없이 색을 구현하는 RGB 방식 올레도스를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디스플레이 전시회 SID 2024에서 1만 니트의 VR용 올레도스를 공개했다. 빛 방출 극대화 기술 MLA(Micro Lens Array)를 통해 기존 대비 휘도(화면 밝기)를 40%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한편, XR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고해상도의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XR 기기는 사용자가 근접거리에서 화면을 보기 때문에 엘코스(LCos), 올레도스(OLEDoS), 레도스(LEDoS) 등의 패널 기술이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주관한 ‘XR산업전망 포럼’에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강민수 수석은 “올해 XR기기용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은 그동안의 XR시장 부진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1700만대 수준”이라며 “다만 디스플레이, 광학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감안하면 오는 2030년에는 9290만대로 올레도스와 레도스를 중심으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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