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의 요구로 6시간 만에 해제한 가운데, 대학 시절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9월 대선 후보자이던 시절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서울대 법학과 재학시절 12·12 군사반란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일화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나는 그때 재판장으로 (반란) 수괴로 기소된 당시 대한민국 최고의 실권자 전두환을 결석으로 (처리)해가지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말했다.
또 당시 계엄군을 피해 다녔던 일화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5월 18일 0시를 기해 비상계엄이 전국적으로 확대됐다”며 “학교에 가보니 장갑차와 총을 든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고 (외가가 있던) 강릉으로 피신해 있으라고 해서 가 있었다”며 “내가 집을 떠나고 난 후 우리집에도 (계엄군이) 왔었다”고 회상했다.
윤 대통령은 이 방송 외에도 전두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후보자였던 지난 2021년 4월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간담회에서 ‘학생 시절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때리셨던 마음을 지금도 갖고 계시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도 “3·1운동, 4·19 정신을 비춰보면 5·18 정신 역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숭고한 정신”이라며 “이를 국민 전체가 공유하는 가치로 떠받들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같은 해 10월 윤 대통령은 “전두환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발언의 진의는 결코 전두환에 대한 ‘찬양‘이나 ‘옹호’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학 시절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윤석열이다”며 “제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고 민주주의를 탄압한 전두환 군사독재를 찬양·옹호할 리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6분께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국회는 4일 오전 1시께 본회의를 소집해 계엄령 해제 결의안을 가결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 4시 27분께 담화를 통해 계엄을 해제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은 지난 1979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이후 4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