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 부부가 있은 후에

2025-11-26

부부가 있은 후에

박인로(1561∼1642)

부부가 있은 후에 부자(父子) 형제 삼겨시니

부부곳 아니면 오륜(五倫)이 갖을소냐

이중에 생민(生民)이 비롯하니 부부 크다 하로라

-노계집(盧溪集)

부부는 세상의 근본

진실로 그러하다. 부부가 있은 후에 자녀가 생겨나고 부모 자식과 형제자매가 형성되니 세상의 근본은 부부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유교의 삼강오륜도 이에서 비롯되니 부부 만큼 소중한 것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너무나 가까이 있어 그 귀함을 잊기도 하니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일이다. 성경에서도 “아내를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했으니 성현의 가르침은 동과 서가 다르지 않다.

가정법원 인근에는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사무실이 즐비하다. 그만큼 쉬 만나고 쉬 헤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숱한 가정의 비극들을 보며 부부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우치는 아침이다.

노계 박인로의 81년 생애는 전반생이 임진왜란에 종군한 무인으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졌다면, 후반생은 독서와 수행으로 초연한 선비요 문인 가객으로서의 면모가 지배적이었다. 고향 영천에서는 문학관을 마련해 장엄한 그의 생애를 기리고 있다.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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