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컴퍼니’⑩] 트럼프 1기 때처럼…LG전자 ‘잘 넘기면 中 제낄 기회’

2025-01-27

트럼프1기 당시 국내 가전 제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는 세이프가드 조치로 홍역을 치렀던 LG전자가 이번 트럼프 2기를 맞아 ‘멕시코 관세’라는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그간 미국 시장을 겨냥해 인근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구축해왔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려 해서다.

위기 요인은 분명하지만 잘 풀어나간다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가전 업계를 위협하는 중국과 격차를 벌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공장 부지 내에 축구장 100개 규모의 대규모 유휴 부지를 확보해 멕시코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할 기반을 갖추고 있다.

미국 겨냥해 멕시코 공장 지었는데…25% 관세 ‘실화’?

2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멕시코, 캐나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 관세 25%를 적용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멕시코 다양한 지역에 공장을 세운 국내 가전 업계는 난처한 기색이다. LG전자도 미국과 인접해 운송 비용, 운송 시간 등을 아끼고 저렴한 노동력을 가진 멕시코에 여러 공장을 만들어 왔다. LG전자는 현재 레이노사(TV 등), 몬테레이(냉장고 등), 라모스 아리즈페(모터 전기차 부품) 등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5% 관세가 현실화하면 LG전자의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에도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고급 가전으로 입지를 구축해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가격대가 경쟁사 대비 높지만 그럼에도 추가적인 가격 인상은 시장 입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관세에서 자유로운 미국 현지 가전 브랜드 월풀, GE 등이 조용히 웃음 짓는 이유다.

美 가전 위협 못돼…트럼프 1기 때 노하우 있어

다만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이미 미국 현지 가전 업체들의 견제를 버텨 본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역시 큰 타격을 받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 미국 가전 업체들의 불만을 접수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바 있다. 양사가 제작한 수입 세탁기에 대해 120만대 이하 물량에 20%, 그 이상 물량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LG전자는 이같은 조치에도 오히려 시장 점유율, 매출 등 주요 성과지표는 되레 상승했다. 또한 이미 월풀 등 미국 가전 업체와 LG전자의 제품 경쟁력 차가 적잖이 벌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LG전자는 2021년 처음으로 매출 기준으로 월풀에 앞섰고 2022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월풀을 제친 이후 양사의 실적 차이는 확대되는 추세다.

60% 관세 위기 놓인 中…"격차 벌리기 기회 될 수도"

오히려 트럼프 관세 정책이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중국 업계와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라는 시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관세 인상 외에도 중국 기업들에게 60~100% 관세를 부과한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중국 가전의 기술력과 제품력이 한국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제품의 최대 이점은 가격이다. 관세 부과로 중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LG전자 등 한국 제품이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LG전자가 통상, 공급망 이슈에 대비해 미리 미국에 대규모 공장 부지를 확보해 놓은 것도 유리한 지점이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에서 운영하는 공장 부지에 유휴 부지를 예비해 놨다. 규모도 축구장 100개 이상 크기여서 현재 규모의 공장을 4개 더 지을 수 있는 크기다. LG전자는 멕시코 일부 공장을 미국 테네시주 공장으로 이전하는 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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