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한 번의 개선으로 생산성 74% ‘껑충’

2025-02-24

전주 나눔정밀, 삼성전자 지원으로 공구 수명 300배 증가해

도내 42개 중소기업 생산성 75% 증가, 글로벌 경쟁력 지속 지원

"작업이 이렇게 쉬워질 줄은 몰랐습니다.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24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나눔정밀 공장 작업자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차량용 금속부품을 제조하는 이 회사 직원들은 최근 작업 환경이 놀랄 만큼 개선됐다고 입을 모았다. 무거운 원재료를 옮기는 것이 가장 힘든 과정이었는데 이제는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나눔정밀은 전북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은 기업 중 하나다. 몇 달전까지만 해도 이곳 작업자들은 1t에 달하는 원재료를 이동할 때마다 상당한 체력과 인적, 물적, 시간 등의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도가 연결해 준 대기업 출신 전담 멘토들이 공정을 분석한 후 작업 대차의 바퀴를 기존 2인치에서 3인치로 교체하는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기존에는 13kg의 힘이 필요했던 작업이 1kg 수준으로 줄어들며 노동 강도가 획기적으로 완화됐다.

나눔정밀에서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업체는 금속 절삭 가공 과정에서 마모가 심한 절삭공구를 사용해 30개 제품을 가공할 때마다 공구를 교체하거나 재연마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 기술팀과 공구 전문기업이 협력해 새로운 신소재 절삭공구를 개발했다. 다이아몬드와 신소재 초경합금을 결합한 이 공구는 기존보다 수명이 300배 증가해, 한 개의 공구로 9000개 제품을 가공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혁신이 쌓이면서 나눔정밀의 생산성은 74% 향상됐고 불량률은 감소했으며, 원가 절감 효과까지 나타났다고 한다.

설훈진 이사는 “중소기업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지원이었다”며 “작업자들의 환경이 개선되고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내년에는 순매출 목표를 20억 원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15억 원의 순매출을 기록한 나눔정밀은 이번 혁신을 계기로 기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스마트 제조혁신을 통해 도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도비 168억 원을 포함해 305억 원을 투입해 연간 70개, 총 210개 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삼성전자에서 20년 이상 제조혁신을 경험한 전문가 30명을 채용해 기업 맞춤형 멘토링을 제공하는 것이다. 멘토들은 현장에 직접 투입돼 공정 개선, 물류 효율화, 작업환경 개선을 지원하며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극대화한다.

지난해 프로젝트에 참여한 70개 기업 중 42개 기업이 혁신 활동을 완료했고 나머지 28개 기업은 오는 5월까지 혁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 결과 생산성은 평균 75% 향상됐으며, 품질은 65% 개선됐다. 이 중 둥지쌍화탕은 신축공장의 레이아웃을 개선해 생산성을 78% 증가시켰고, 기존 수작업 공정을 자동화한 기업들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며 성과를 내고 있다.

도는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중소기업의 단순한 자동화 지원을 넘어 세계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신원식 도 미래첨단산업국장은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장 자동화가 아니라 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업”이라며 “도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대기업과 협력해 혁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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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서 imhendso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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