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가 148년 역사의 홈구장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영국의 ‘가디언’은 25일 토드 보엘리 첼시 구단주가 홈구장 재개발 계획에 따라 또 다른 대주주인 클리어레이크 캐피탈과 파트너십 유지가 결정될 것이라 밝혔다고 보도했다.
첼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2022년 보엘리 구단주를 중심으로 뭉친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첼시는 새 구단 체제에서 당장 성적을 보장하는 베테랑 대신 재능있는 젊은 피를 대거 영입해 우승 경쟁에선 맨체스터 시티나 리버풀 등에 고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 중반의 선수들이 주축이라는 점에서 밝은 미래는 보장됐다는 평가다.
첼시라는 배를 이끄는 선장들의 생각이 서로 다르다는 게 고민이다. 단일 구단주 체제가 아닌 컨소시엄 형태라 지난해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충돌하고 있다. 그리고 그 불만이 첼시의 가장 큰 고민이라 할 수 있는 홈구장 문제로 폭발했다.
보엘리 구단주는 최근 홍콩을 방문한 자리에서 블룸버그통신과 만나 1877년 개장한 스탬퍼드 브리지의 재개발 혹은 새로운 부지(얼스코트)를 찾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규모의 경기장을 새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엘리 구단주는 “우리는 대형 경기장을 개발할 기회가 있다. 난 이 기회에 모두가 동참하거나 아예 다른 길을 가기로 결정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클리어레이크 캐피탈은 현상 유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엘리 구단주의 주장은 스탬퍼드 브리지의 노후 시설과 4만석 안팎의 수용인원의 한계를 고려하면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내부적으로는 이견을 해결하지 못했다. 영국 현지에선 보엘리 구단주와 클리어레이크 캐피탈이 지분 경쟁을 벌일 가능성까지 내놓고 있다.
한편 EPL에서 첼시만 홈구장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에버턴이 지난 4년간 7억 5000만 파운드(약 1조 4249억원)를 투입해 올해 5만 2888석 규모의 브램리 무어 독 스타디움을 개장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지난해부터 꿈의 구장이라 불리던 올드 트래퍼드를 대신할 뉴 트래퍼드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EPL은 수익과 지속가능성 규정이 도입된 이래 수익 창출에 몰두하고 있다. 각 구단은 3년간 적자가 1억 500만 파운드(약 1995억원)를 넘기면 승점이 삭감되거나 최악의 경우 강등도 가능해 선수 보강도 수익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관중석 확대가 수익 창출의 손쉬운 방법이라 당분간 홈구장 신축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