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년 전 얼어붙었던 아기 매머드가 눈코입 생김새는 물론 장기까지 그대로 보존된 상태로 발견돼 고고학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은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을 인용해 극동지역 시베리아 야쿠티야(사하 공화국)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어린 매머드 사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사체는 지난 6월 야쿠티야 북부 베르호얀스 지역을 지나던 주민들에게 발견됐다. 여름철 동토층이 녹아 크레이터가 생기자 얼어붙었던 사체 중 앞발이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 뒷다리 부분은 연구진들이 동토층에서 꺼냈다.
탄소지질 조사 결과 이 사체는 약 5만년 전 태어난 지 1년 만에 죽은 암컷 매머드로 추정되며 살아있었을 당시 크기는 신장 1.2m, 몸길이 2m, 체중 약 180kg으로 추정된다.
북동 연방 대학(NEFU)의 막심 체프라소프 매머드 박물관 연구소장은 이 사체에 대해 “전 세계에서 발견된 매머드 사체 가운데 가장 보존 상태가 좋다”며 “모든 장기가 보존돼 있고, 특히 머리 부분이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됐다”고 평가했다.
동토층이 녹으면서 고대에 죽었던 동물 사체가 밖으로 드러나면 새 등 여러 동물에게 먹혀 형체가 훼손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발견된 사체는 앞발이 조금 먹힌 것 외에는 얼굴이 완벽하게 보존돼 있었다.
연구원들은 이 사체에 인근에 흐르는 강의 이름을 따 '야나'라고 이름 붙였다. 야나는 5만년 전 늪에 갇혀 죽으면서 수만 년 동안 거의 완벽한 모습에 가깝게 보존된 것으로 추정된다.
체프라소프 소장은 “(5만년 전의) 혹독한 겨울 날씨를 견뎌내기 위해서 동물들은 몸집이 커져야 했다”며 야나가 현대 동물 새끼보다 몸집이 더 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빙하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매머드 사체의 발견은 이번이 7번째로 앞서 러시아에서 5구, 캐나다에서 1구가 발견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