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부상 입으면 RICE 요법 도움
겨울철에는 낙상 사고가 빈번하다. 두꺼운 외투나 여러 겹의 옷을 껴입어 민첩성이 떨어지고 추운 날씨로 근육까지 경직된 결과다. 미끄러운 빙판길은 낙상 위험을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이다. 낙상 사고는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노인에게는 심각한 관절 손상을 유발하고 조기 사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조금이라도 그 위험을 낮추려면 낙상 사고별 대처법을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먼저 넘어지면서 손목을 다칠 때다. 보통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바닥에 손을 짚는 경우가 많다. 이때 손목을 움직일 수 있다면 RICE 요법이 도움된다. RICE 요법은 안정(Rest), 냉찜질(Ice), 압박(Compression), 올림(Elevation)의 줄임말이다. 일단 손목을 사용하지 않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15~20분 간격으로 냉찜질을 한다. 압박대를 부드럽게 감아 안정화하면서 손목을 심장보다 높게 유지해 부종을 줄인다.
손목 통증이 심해 움직일 수 없다면 골절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부목이나 책처럼 단단한 물체를 이용해 손목을 고정하고 삼각건이나 천으로 손목을 가슴 쪽에 안정적으로 고정한 다음 병원을 방문하도록 한다.
낙상으로 무릎을 다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한상수 교수는 “이 경우에도 통증이 경미하면 하루 3~4회 20분간 냉찜질을 하고 압박붕대를 감아 무릎을 안정화하는 게 좋다”며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부종을 줄이는 것도 처치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릎을 굽히거나 펼 때 통증이 극심하고 부종이 점점 심해지면 슬개골 골절이나 연골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다만 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면 염증 반응일 가능성이 크니 냉찜질로 부종을 줄이고 사고 발생 48시간 이후부터는 온찜질로 혈액순환을 촉진해 회복을 돕는다. 또 무릎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체중이 실리는 동작을 피한다. 필요하면 병원에서 진통 소염제 처방을 받아 염증과 통증을 조절할 수도 있다.
만약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어 꼬리뼈를 다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꼬리뼈는 일상생활에서 압력을 많이 받는 부위다. 딱딱한 의자에 바로 앉기보다 도넛 모양의 방석을 얹어 착석하도록 한다. 통증이 1~3주 넘게 지속하거나 앉기 어렵다면 병원을 찾아 골절 여부를 확인하고 물리치료나 소염제 처방 등 추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허리를 삐끗한 경우다. 이때는 요추 염좌나 근육 손상이 발생하고 심하면 디스크 손상을 겪을 수도 있다. 초기 24~48시간 동안에는 냉찜질로 염증과 부종을 줄이고 이후에는 온찜질로 근육 이완을 돕는 게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고 충분히 쉬어야 하며 통증이 심할 때는 무리하게 스트레칭이나 자세 교정을 시도하지 않도록 한다. 통증이 1주 이상 지속하거나 하지 방사통이 동반되면 병원을 방문해 요추 디스크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한 교수는 “고령층은 신경 반응이 둔화돼 낙상 직후 큰 통증이 없다가 차차 부종과 통증, 관절 기능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낙상 후 통증이 경미하더라도 병원을 방문해 골절 여부를 확인하고 특히 특정 부위에 부종, 변형, 체중을 실을 수 없는 통증이 있다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