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승객수 회복에도 정비사는 감소…제주항공 73명 줄여

2024-12-30

제주항공 소속 항공정비사 수가 지난해 기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73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참사 이후 제주항공의 전·현직 직원들이 과거 비공개 커뮤니티에서 격무로 인한 위험성 등을 경고했던 점이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안전성을 위해 여유있는 정비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분석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종사자 현황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항공정비사 수는 2019년 542명에서 2022년(431명)까지 매년 감소했다가 지난해 469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5년 전 대비 13% 이상 줄어든 규모다.

대한항공·아시아나·에어부산·이스타항공 등 국내 주요 항공사 10곳을 전수분석해보니 이는 제주항공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전체 항공정비사 수도 2019년 5944명에서 지난해 5477명으로 467명이나 줄어들었다. 10개 업체 중 2019년보다 항공정비사가 소폭이나마 증가한 곳은 단 4곳뿐이었다.

코로나19 시기 항공사들이 대폭 인력 절감에 나서며 은퇴하거나 아예 다른 업계로 이직을 한 항공정비사들이 늘어나 인력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사별로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정비 인력 산출 기준을 준수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마지노선에 맞추다 보니 현장에서 체감하는 업무 강도가 높아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제주항공 정비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정비사들은 야간에 13~14시간을 일하며, 밥 먹는 시간 20분 남짓을 제외하면 쉬는 시간 자체가 없다"며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최연철 한서대 항공학과 교수는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복지나 연봉 조건 등이 비교적 열악하다보니 최근 빠르게 늘어난 여객 수요에 맞춰 인력을 충원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정부 지침에는 정비사의 연령대가 언급돼있지 않고 ‘머릿수’만 채우면 되다 보니, 사실상 코로나 이후 LCC에 남은 정비 인력 대다수가 연령대가 높은 고경력자라고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교수는 “LCC 역시 신규 정비인력을 채용해 안전성과 경영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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