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양국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관세 협상에 합의하면서 조선주가 상승세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구조적 호재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6.90% 오른 14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중공업은 1.00% 오른 3만300원, HD한국조선해양은 장중 오름세를 기록했으나 0.11% 내린 46만1500원을 기록했다.
조선주는 올해 들어 수주 잔량이 안정적인 가운데, 대미 협력 기대감이 단기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업종 전반에 매수세가 확산됐다. 다만 증권가는 실질적인 수주 증가나 업황 호조보다는 관세 리스크 완화에 따른 단기 반등이라는 반응이다.
이번 한미 협상은 2000억달러 현금투자와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업 협력(MASGA 프로젝트)으로 구성됐다. 표면적으로는 대규모 투자와 산업 협력 확대가 핵심이지만, 실제 내용을 보면 한국이 미국 조선소 복구에 참여하는 구조에 가깝다. 조선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주가 아니라 기존 기술력과 자본을 미국에 제공하는 형태다. 즉, 실질적인 수익보다 외교적 명분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평가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현지의 조선 밸류체인은 함정 블록을 조달하더라도 조립조차 어려울 만큼 낙후됐다"며 "한미 간 조선 협력은 미국 내 조선 밸류체인 복구를 위한 장기 프로젝트로, 단기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한국 조선소들이 직접적인 발주 확대 효과를 얻기보다는 기술·인력·금융 지원의 형태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환율 측면에서도 조선업 실익은 제한적이다. 협상에서 현금투자분(2000억달러)에는 연간 200억달러 상한이 설정됐는데, 이는 한국이 미국에 송금하는 달러 규모를 제한해 달러 수요 급증에 따른 원화 약세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결과적으로 환율 상승 폭이 작아지면서, 달러 결제가 중심인 조선업의 환차익 효과 역시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금 투자에 연간 200억달러 상한이 적용되는 만큼 환율 및 원화 약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조선업 실적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배기연 연구원은 "물론 국내 조선업체의 대미 투자가 미국발 낙수효과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나, 효과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향후 1500억달러 투입이 실제 미국 내 수주 확대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이번 반등은 단기 피로감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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