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1조 시장 잡아라” 해외 영토 넓히는 K보안

2025-04-06

국내 주요 사이버 보안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급성장 중인 중동 지역에서 현지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거나 협업 관계를 구축하며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해외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대표 보안 기업인 안랩(053800)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2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77.4%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이버 보안 및 클라우드 공급 기업 '사이트’와 합작해 설립한 현지 법인 ‘라킨’의 영향이 컸다. 안랩 관계자는 “라킨의 본격적인 사업 전개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며 매출 131억 원이 발생했다”며 “대부분은 안랩의 전략 제품인 '안랩 XDR' 구축 관련 매출”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보안 기업들도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 접근 제어(NAC) 및 엔드포인트 탐지·대응(EDR) 분야 1위인 지니언스(263860)는 지난해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45.7% 증가한 14억 원을 기록했다. 역시 중동 진출의 기여도가 컸다. 데이터 보안에 민감한 중동 지역 특성에 맞춰서 NAC 등 솔루션을 온프레미스(구축형) 방식으로 제공해 현지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지니언스 고객사 중 중동 기업의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국내 문서보안 솔루션(DRM) 강자 파수(150900)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16.2% 증가했다. 파수는 2023년 UAE의 사이버 보안 유통 전문 기업 ‘사이버나이트’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자회사 스패로우도 중동 보안 서비스 기업 ‘라스인포텍’과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을 확대 중이다.

물리보안과 정보보안 분야의 강자인 SK쉴더스는 미국, 유럽, 중국 등지에서 SK 관계사의 보안 사업을 맡아 해외 매출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39.7% 증가한 976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 중국, 헝가리 등 3개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으며 이 중 미국 법인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미국 법인은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BOSK)’ 공장 설립에 따른 보안 프로젝트가 확대되며 50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보안 기업들은 앞으로도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안랩 라킨은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한다. SK쉴더스는 지난해 협력 관계를 구축한 미국 대형 통신사 버라이즌과 글로벌 사업을 벌인다. SK쉴더스는 해외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 인수합병(M&A)도 검토 중이다.

다만 보안 업계에서는 2030년 4241억 달러(약 61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보안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국의 정책, 인증, 생태계 적응 등 다양한 장벽이 존재하는 만큼 보다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본격적인 글로벌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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