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불확실성 증대… 구리 시장 압박
中 제조업 PMI 위축… 구리 수요 둔화 전망
딥시크發 AI 혁명… 구리 수요 둔화 우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구리 수요 성장 여전히 유효"
미국의 추가 관세 발표와 중국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구리(전기동) 가격이 9000달러 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백악관이 2월 1일부터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시행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비철금속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며 원자재 시장에 부담을 주는 가운데, 중국의 1월 제조업 PMI 역시 49.1을 기록하며 4개월 만에 위축 국면으로 전환됐다. 투자 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춘절 연휴 이후 중국 산업 생산 재개와 미국의 정책 변화가 향후 구리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 쇼크로, 데이터센터에 많이 들어가는 구리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월 31일 런던금속거래소(LME) 3개월물 구리 가격은 전일 대비 48달러 하락한 톤당 90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현물 가격은 4거래일 연속 9000달러 아래에서 머물렀다. 이날 미국 백악관이 캐나다·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2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비철금속 시장에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장중 로이터 통신은 관세 부과가 3월 1일로 연기될 가능성을 보도했으나, 백악관의 공식 발표 후 시장은 급변했다. 이에 따라 달러 인덱스는 109까지 급등하며 원자재 시장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구리 가격은 지난주 5거래일 중 4 거래일 하락을 기록했다. 다만, 1월 들어 9천달러 선을 회복했던 기간이 많았던 만큼 1월 월간 기준으로는 7% 수준 상승을 나타냈다.
구리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달러 변동성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백악관이 발표한 관세 부과 리스트에 구리가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도 커졌다.
또한, 2월 중순 이후 춘절 연휴가 끝나고 중국의 산업 생산이 재개되면서 수요 회복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연준 내부에서 물가 안정과 경기 둔화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일부 위원들은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시카고 연준 굴스비 총재가 완화적인 발언을 내놓았으나, 일부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강조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며 원자재 가격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1월 제조업 PMI도 49.1을 기록하며 4개월 만에 위축 국면으로 전환됐다. 이는 경기 둔화 우려를 증폭시키며 구리 수요 감소 전망을 키웠다.
춘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확대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는 평가도 더해졌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E)가 휴장하면서 거래량이 줄어든 점도 시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지 않는다면 구리 가격 반등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새로운 인공지능(AI) '딥시크' 쇼크에 투자 심리가 가장 많이 위축된 비철금속 품목은 구리였다.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상당한 양의 배선이 사용되기에(1MW당
구리 27톤 소비), 그동안 AI향 미래 수요 증가에 따른 구리 수요 증가가 기대됐다. 이 때문에 구리 가격이 장기적으로 우상향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딥시크의 출현으로, 유사한 AI 효율성 향상이 실현된다면 구리 수요 증가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에 따르면 AI 경량화가 이뤄지더라도 2030년까지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현재 대비 4배가량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전력화에 필수적인 금속인 구리의 수요 성장은 계속해서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