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통한 대체식품 개발 추진”…세계적 ‘우유팩’ 기업의 도전

2024-09-22

“2050년이 되면 지구 전체 인구는 100억명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미 식량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이 적지 않은 데다 농경지를 추가로 확보하기도 쉽지 않죠. 우리 기업이 곰팡이·박테리아를 활용한 발효기술로 ‘새로운 식품(new food·대체식품)’ 개발을 추진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카트린 안데르손 테트라팩(Tetra Pak) 북유럽 사장의 말이다. 테트라팩은 1951년 스웨덴 룬드지역에 설립된 다국적 식품 포장·가공 회사다. 음료·식품 포장재를 생산하기도 하는데, 진출한 나라만 전세계 160곳이 넘는다. 한국에서도 서울우유 등 식품기업들이 테트라팩의 멸균팩제품을 사용한다. 해당 제품은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에다 재생에너지를 써서 만든다.

테트라팩이 최근엔 ‘새로운 식품’을 상품화하는 데 눈을 돌리고 있다. 안데르손 사장은 “쇠고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전체 노력을 100이라고 할 때 우리가 섭취하는 단백질은 4에 불과하다”면서 “그러나 미생물을 활용해 단백질을 생산하면 100의 노력 중 40 이상을 단백질로 활용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미생물은 버섯 뿌리 등 자연에서 채취하고, 미생물을 곰팡이로 만들 때는 인슐린을 배양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세포 배양기’를 사용하는데, 해당 배양기는 세계 어디에서든 실내에 두기만 하면 되므로 많은 농지가 필요 없고 기후변화 영향도 덜 받는다”고 강조했다.

안데르손 사장에 따르면 지금은 해당 미생물을 배양하기 위해서 설탕을 먹이로 쓴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를 먹이로 활용하는 실험을 조만간 해나갈 계획이다.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면 발효를 통한 대체식품을 생산하는 것만으로도 탄소저감 효과가 발생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안데르손 사장은 “곰팡이를 배양한 식품으로 치킨너깃·참치와 흡사한 음식을 만들 수 있다”면서 “자체 테스트를 벌인 결과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들고 맛·식감도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높은 가격과 법적 규제는 장애물이다. 안데르손 사장은 “제약회사에서 인슐린을 생산할 때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육류제품과 비교해 생산비가 높다”면서 “대량 생산체계를 구축하게 된다면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싱가포르에서 관련 규제가 해소되는 등 세계적으로도 해당 식품이 시중에 팔릴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룬드(스웨덴)=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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