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노형동 8월부터 운영…‘따뜻한 음식 배달’ 호응
121곳 음식점 참여, 하루 평균 62건 다회용기로 주문
내년 제주시 전 동지역과 서귀포시 일부 동으로 확대

제주특별자치도가 시범 실시 중인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시 일부 지역에서 실시 중인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의 참여 매장은 121곳으로, 당초 목표였던 50곳의 2.4배를 초과했다.
누적 주문도 6500여건으로, 당초 목표 5000건을 상회했다.
일평균 주문량은 62.5건으로 집계됐다. 할인 이벤트 기간에는 하루 110건 이상, 이벤트가 없는 기간에도 50건 이상으로 주문 실적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는 ‘배달의민족’ 또는 ‘먹깨비’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가게 요청사항으로 ‘다회용기 주문’을 선택하면 일회용기 대신 스테인리스로 된 다회용기로 음식을 배달해 준다.
지난 8월13일부터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에서 시작해 현재 오라동과 용담동으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다회용기를 주문할 수 있는 배달 플랫폼도 확대한다. 현재는 배달의민족과 먹깨비에서만 가능한 다회용기 주문을 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 등으로 확대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취약계층에게 정기적으로 반찬 등을 제공하는 돌봄 급식 분야에서도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는 제주도가 처음이다. 도는 올해 약 600명을 대상으로 다회용기로 도시락을 시범 배달했으나 내년에는 1600여명 전원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도가 올해 3억2900만원(국비 2억3000만원·도비 9900만원)을 투입한 이번 사업은 배달음식 수요 증가로 급증한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소비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배달앱 다회용기 서비스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연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50)는 “일회용기에 음식을 담고 배달하다보면 일회용품 쓰레기가 많이 나왔지만, 다회용기 주문을 받으면서 부담감이 덜어졌다”며 “주문하는 고객들도 만족하는 것 같다”고 했다.
노형동에서 족발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48)는 “배달 다회용기는 스테인리스 소재로 제작돼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뿐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 염려 없이 이용할 수 있다”며 “일회용기보다 보온·보냉 효과가 뛰어나 음식의 신선도와 맛을 유지하는 데도 유리하고, 위생 관리도 철저하게 이뤄진다”면서 음식이 따뜻하게 배달되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제주도가 배달 음식의 일회용품 그릇을 다회용기로 전환한 이유는 코로나19의 영향과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소비 패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1인당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용기 연간 사용량은 568개(5.3㎏)에 달했다.
제주지역 생활인구 85만명이 연간 4억8300만개를 사용해 4500톤의 플라스틱이 배출됐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을 줄여 친환경 소비로 이어가기 위해 다회용기 이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040 플라스틱 제로 제주’ 실현을 위한 중요한 사업의 하나로 ‘배달음식 다회용기 주문 사업’을 꼽았다.
오 지사는 “실질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다회용기 배달음식 시범 사업이 환경과 경제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소상공인은 다회용기를 판매하고,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일회용품을 구입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용기 세척업체와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 근로자는 일거리가 늘어나 수입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정근식 제주도 자원순환과장은 “첫 번째는 플라스틱이 얼마나 줄 것인지를 확인했는데, 마라탕이나 해장국인 경우 보통 플라스틱 용기로 2개나 3개가 배달된다”며 “이 때 60g 정도의 용기를 사용한다고 가정을 하면 100개의 경우 배출되는 플라스틱은 6㎏이 된다”고 했다.
소비자도 만족스러운 반응이다.
배달앱 댓글을 보면 가장 많이 보이는 글이 ‘다회용기를 사용해 주셔서 감사하다’, ‘제주도에도 드디어 다회용기 배달 사업이 진행된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는 음식을 주문할 때 요청사항에 ‘다회용기 주문’을 선택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배달 완료 후에는 배달 가방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회수를 신청하면, 배달기사가 그릇을 재활용 도움센터에 갖다놓는다. 이를 세척 전문업체가 수거·세척해 다시 식당으로 배송한다. 사용되는 용기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다회용기로, 전용 가방에 담아 안전하게 배달된다. 비용은 전액 제주도가 부담한다.
이용에 따른 다양한 혜택도 제공된다. 제주도는 다회용기 주문 건당 2000원을 지역화폐 ‘탐나는전’으로 지급하고 있다.
참여업체에게는 주문 건당 1000원을 지원하고 있다. 배달앱별 혜택도 주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제주다회용기’ 코드를 입력하면 5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먹깨비는 주문 건당 5000포인트를 적립해 다음 주문부터 사용할 수 있다.
제주도는 행사·축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축제 운영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163개 행사·축제에 약 237만여 개의 다회용기를 지원해 50톤 규모의 폐기물 감량 효과를 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폐기물 감량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56회 행사·축제에 137만여 개의 다회용품을 지원해 34톤의 폐기물을 줄였다.
다회용기 사용 사업은 ‘제주가치돌봄’ 식사 지원에도 적용하고 있다. 제주가치돌봄은 주민의 일상과 긴급 상황에서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주형 공공 복지모델이다.
식사지원 서비스는 제주지역 7개 기관을 통해 1700여 명에게 주 3회 도시락, 반찬, 죽을 가정에 직접 배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제주도는 이 사업을 통해 올해 하반기에만 1회용 반찬그릇 15만여 개를 다회용기로 전환해 1회용 플라스틱 2.2톤을 줄였다.
오영훈 지사는 “올해 배달 다회용기 시범 운영을 통해 제도를 보완한 뒤 내년에는 제주시 도심 전역으로, 2027년까지는 제주도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소비자의 친환경 실천과 점주의 적극적인 참여가 소상공인의 회복과 성장, 환경 보호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는 내년에는 사업 권역을 제주시 동 전역과 서귀포시 대륜동·대천동·중문동·예래동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목표 참여 매장은 400곳, 목표 주문 건수는 2만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