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나를 알아야 AI를 더 잘 쓴다

2025-12-03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인공지능(AI)을 쓰려 하는가.”

최근 한 AI 기술 전문가를 인터뷰하면서 이 질문에 봉착했다.

거대언어모델(LLM)을 실제 연구와 프로젝트에 쓰다 보면, 금방 부딪히는 한계가 있다. 같은 조건의 의사결정 문제를 던져도, 답이 매번 똑같이 나오지 않는다. 이러한 AI를 실제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투입하기엔 위험할 수 있다.

주목받는 팔란티어의 AI 솔루션을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팔란티어는 기업이 가진 복잡한 데이터를 '온톨로지(ontology)'라는 형태로 잘 정리하고 구조화해 주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기자가 만난 전문가 설명에 따르면, 온톨로지는 “이 회사가 세상을 어떤 객체와 관계로 나눠서 보고 있는가”에 대한 설계도다. 같은 데이터를 가지고도 A사가 만든 온톨로지와 B사가 만든 온톨로지는 전혀 다른 구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팔란티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구조화하면 좋다”는 틀과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 틀을 무엇으로 채워 넣을지는 전적으로 각 고객이나 기업의 몫이다. 고객을 무엇으로 정의할 것인지, 제품을 어떤 관점에서 분류할 것인지, 리스크와 비용, 시간과 품질 중 무엇을 우선 순위에 둘 것인지, 이 모든 관점을 오롯이 기업이 선택해야 하며, 이는 온톨로지에 반영된다.

우리 회사에서 '좋은 답'이란 무엇인가를 스스로 정의해야 하고, 그 정의를 검증할 수 있는 준비해야 한다. 어떤 모델이 더 낫다는 단순접근만으로는 부족하다. '나의 기준'을 먼저 세우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AI는 결국 자기를 잘 아는 조직일수록 더 잘 쓸 수 있는 도구다. 이를 규정하지 못하면 아무리 비싼 모델을 써도 만족도나 효용이 낮을 수밖에 없다. 나를 잘 아는 자가 AI를 더 잘 쓸 수 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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