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아 됐고, 이경은 짱

2025-02-18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5년 1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2024년 12월 11일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밈(meme)을 형성하는 스타는 어느 분야에서도 많지 않다. 특히, 선수 풀이 좁은 WKBL은 더욱 그렇다. 그렇게 본다면, 이경은은 WKBL의 진정한 스타일 수도 있다. ‘아 됐고, 이경은 짱’이라는 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은은 2006년에 열린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전체 2순위로 금호생명(현 부산 BNK)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신입선수선발회 직후 춘천 우리은행(현 아산 우리은행)으로 트레이드됐다. 우리은행에서 3번의 시즌(2006겨울, 2007여름, 2007겨울)을 보냈다.

2007~2008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금호생명 혹은 KDB생명의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구단의 재정이 어려워졌고, 이경은은 2017~2018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를 맞았다. 2018년 4월 23일 인천 신한은행과 계약했다. 신한은행에서 새롭게 도전하기로 했다.

2017~2018시즌 종료 후 FA를 맞았습니다.

신입선수선발회에서 금호생명으로부터 부름을 받았지만, 신입선수선발회 직후에는 우리은행으로 트레이드됐습니다. 그리고 1년 정도 만에 다시 금호생명(KDB생명의 전신)으로 트레이드됐고요.

그 후에는 FA 자격을 몇 번 취득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KDB생명에 남기로 결심했어요. 그러다가 2018년 봄에 다시 FA가 됐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했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KDB생명에 남야아 한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KDB생명이 그 당시에 힘들었어요(KDB생명은 당시 구단 해체를 선언했다. 그래서 WKBL이 그때 KDB생명 선수단을 위탁운영했고, ‘OK저축은행’이 KDB생명 선수단의 네이밍 스폰서를 맡았다).

게다가 제가 KDB생명에 있는 동안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로서는 터닝 포인트를 필요로 했습니다. 좋은 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죠. 제 의지로 처음 팀을 옮겼던 이유였고요.

이경은 선수의 선택은 ‘신한은행’이었는데요.

(김)단비(현 아산 우리은행)를 포함해,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았어요. 또, 제가 KDB생명에 있을 때 신한은행을 넘지 못했어요. 그리고 신한은행이라는 팀 자체가 명문 구단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신한은행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신한은행은 2018~2019시즌 최하위(6승 29패)에 머물렀고, 이경은 선수도 15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FA 직후 첫 시즌이라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팀 성적에도 기여하고 싶었거든요. 그렇지만 팀 성적은 좋지 않았고, 제 무릎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018~2019시즌을 절반도 소화하지 못했어요.

최하위를 경험한 신한은행은 2019~2020시즌부터 정상일 감독과 함께 했다. 정상일 감독은 구나단 수석코치(전 인천 신한은행 감독)-이휘걸 코치(현 인천 신한은행 수석코치)와 함께 팀을 새롭게 만들었다. 수비와 체력 등 기반부터 다졌다.

기본부터 다진 신한은행은 2020~2021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경은 또한 ‘무릎 통증’이라는 고질병을 털어냈다. 특히, 2020~2021시즌에는 정규리그 전 경기(30경기)를 소화했고, 경기당 24분 34초 동안 8.0점 2.8어시스트 2.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긍정적 변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정상일 감독님이 2019~2020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2018~2019시즌과는 어떤 게 달랐나요?

앞서 말씀 드렸듯, 무릎이 좋지 않았습니다. 선수 생활의 기로에 놓였죠. 정상일 감독님께서 새로 합류한 것도 컸지만, 저 스스로 선수를 더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2019~2020시즌에는 몸 관리를 더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신한은행의 전력이 조금씩 상승했습니다. 2020~2021시즌에는 플레이오프로 향했는데요.

베테랑 언니들이 많아졌어요. 농구를 알고 하는 언니들이 많아졌죠. 그래서 농구를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또, 정상일 감독님께서 팀을 잘 만들어주셨고요.

이경은 선수도 2020~2021시즌에는 정규리그 전 경기를 소화했습니다.

2019~2020시즌부터 출전 시간을 줄이는 대신, 출전 경기 수를 늘렸습니다.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로부터 관리를 받다 보니, 제가 2020~2021시즌 같은 기록을 남길 수 있었어요. 저 스스로도 몸 관리를 더 신경 썼고요.

또, 팀원 간의 호흡이 잘 맞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트에서 힘을 덜 써도 됐어요. 농구를 편하게 하다 보니, 무릎에 걸린 하중도 줄었던 것 같아요.

피하지 못한 것

신한은행은 2021~2022시즌은 구나단 감독대행 체제로 시작했다. 정상일 감독이 건강 문제로 사퇴한 것. 그래서 이경은을 포함한 신한은행 선수들이 혼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구나단 감독대행이 팀을 잘 이끌었고, 한채진(은퇴)-김단비-이경은 등 고참 선수들이 신한은행의 컬러를 잘 이행했다. 본연의 컬러를 보여준 신한은행은 3시즌 연속(2020~2021, 2021~2022, 2022~2023)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2023~2024시즌 확 가라앉았다. 이경은의 페이스도 약간 떨어졌다. 그럴 만했다. 이경은은 쉼 없이 달렸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2020~2021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섰습니다.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1승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더 큰 산을 넘지 못해 아쉬웠어요.

2023~2024시즌에는 플레이오프조차 나서지 못했습니다.

플레이오프를 연달아 나가다 보니, 플레이오프는 저한테 당연한 무대였습니다. 그렇지만 2023~2024시즌에는 그렇지 못했어요. 주장이었던 (한)채진 언니의 빈자리가 컸던 것 같아요.

이경은 선수의 페이스도 떨어진 듯한 느낌이었는데요.

3점슛 성공률(2022~2023 : 약 34.7%, 2023~2024 : 약 24.7%)부터 떨어졌어요. 그래서 자신감이 떨어졌죠. 또, 주장을 다시 맡았는데, 주장으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어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책임감이 부족했고요.

아 됐고, 이경은 짱!

이경은은 WKBL 인기 선수 중 한 명이다. 공격형 가드로서의 역량 역시 오랜 시간 보여줬다. 그런 이유로, ‘아 됐고 이경은 짱’이라는 밈(meme)이 아직도 돌고 있다.

이경은은 2024~2025시즌에도 위력적이다. 공격력과 패스, 노련한 운영 등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고 있다. 특히, 2024년 12월에 열렸던 청주 KB전에서는 27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개인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수립했다. 이경은이 있기에, 신한은행도 희망을 바라보고 있다.

신한은행이 침체될 때, 이경은 선수의 활약이 컸습니다.

‘팀이 많이 이겼으면...’ 했어요. 그렇지만 저희 팀은 지난 시즌과 달라지지 않았어요. 패배한 경기가 여전히 많아요. 다만, 제 득점이 늘어난 건, 저의 출전 시간이 늘어난 게 커요.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다 보니, ‘무릎’을 많이 신경 쓰실 것 같아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30분 이상을 연달아 나선 경기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많이 걱정했고요. 하지만 이시준 감독대행님을 포함한 코칭스태프께서 관리를 해주시고, 저 스스로도 더 신경 쓰고 있어요. 무엇보다 ‘이렇게 해야 아프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있고요.

어떤 점을 신경 쓰고 있나요?

하체 근력을 유지하는 게 첫 번째고, 휴식을 잘하는 게 두 번째예요. 그렇게 해야, 통증을 줄일 수 있거든요.

신한은행이 더 치고 나가려면, 이경은 선수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너무 많아요(웃음). 음... 우선 책임감을 더 가져야 해요. 또,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해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가 상대보다 더 독기를 품을까?’라는 종류의 동기죠.

그게 가장 어려운 일 아닌가요?

맞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어려워요. 그래서 ‘예전에 주장했던 언니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어쨌든 저는 코트 밖에서도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해요. 또, 우리가 팀워크를 다질 때, 제가 중심을 잡아야 하고요.

뜬금없지만, ‘아 됐고 이경은 짱’이라는 밈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그거 만든 사람 누구야?’라고 물어보시는데, 저도 누군지 모르겠어요(웃음). 저도 너무 궁금해요. 누가 먼저 그 밈을 만들었는지요.

그렇지만 감사한 마음이 가장 커요. 제가 어느 상황에 처하든, 많은 분들이 저를 띄워주시는 거잖아요. 만약에 그 분을 만나게 된다면, “감사합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일러스트 = 락

사진 제공 = WKBL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