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간 탈라지치 바레인 축구대표팀 감독(60)이 인도네시아의 계속되는 귀화선수 영입을 비판했다. 귀화선수에 새 감독을 영입하고도 호주에 대패해 가뜩이나 뿔이 난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은 바레인 감독의 공개 저격에 분통을 터뜨렸다.
탈라지치 감독은 24일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인도네시아 원정을 하루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의 귀화선수 영입을 꼬집었다. 25일 CNN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탈라지치 감독은 “나는 인도네시아 경기를 많이 봤다. 볼 때마다 두세 명의 새로운 선수가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네덜란드와 영국 출신이었고 인도네시아 출신은 없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인도네시아에는)3억의 사람들이 있지만, (대표팀에는) 대부분이 네덜란드에서 왔다. 하지만 잘못된 것은 없다. 우리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존중하고 승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CNN인도네시아는 탈라지치 감독의 인터뷰를 전하며 “인도네시아의 이런 조치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는 인도네시아의 많은 인구를 고려하면 (귀화선수 영입이)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탈라지치의 발언이 알려지자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일 호주전에서 귀화선수 10명을 선발로 내세우고도 1-5로 대패했다.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 영입한 네덜란드 스타 출신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데뷔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했다.
신태용 전 감독 체제에서 C조 3위를 유지한 인도네시아는 이 경기 대패 후 4위로 내려앉았다. 이제 승점과 골득실까지 같고 다득점에서 겨우 앞선 5위 바레인을 맞아 25일 홈경기를 치른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 감독이 귀화선수를 걸고 넘어지자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은 잔뜩 뿔이 났다. CNN 인도네시아는 “많은 축구팬들이 온라인에서 탈라지치 감독의 발언에 분노했다”고 전했다. “그 입 좀 다물어라” “실력있는 사람을 뽑겠다는데 뭐가 불만인가?” “바레인에는 그런 혈통 자체가 없으니 부러운가?” “10억이 넘는 중국과 인도도 귀화 선수를 계속 뽑고 있다” 등 비판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신태용 전 감독은 호주와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으나,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5실점 대패하면서 현지에서는 감독 교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이런 가운데, 상대 감독이 귀화 선수 선발을 콕 짚어 비판하자 인도네시아 팬들은 울분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