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행 시정연설 “GPU 1만장 확보…美 관세엔 국익 중심 협상”

2025-04-24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이 인공지능(AI)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 정부 AI 예산을 3조6000억원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총 1조8000억원 규모의 AI 예산을 편성했다. 기존 본예산까지 합치면 올해 정부 AI 예산은 총 3조6000억원에 달한다.

한 대행은 “AI 학습의 핵심 자원인 GPU 1만장을 연내 확보하겠다”며 “국내 AI 컴퓨팅 역량이 2023년에 비해 7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우수한 민간 AI 기업들로 구성된 'AI 국가대표 정예팀'을 선발해 ChatGPT와 같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LLM(Large Language Model)을 개발하겠다”며 “'월드베스트 LLM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AI 분야 석·박사급 인재도 당초 계획 대비 2배 확대된 총 3300여명을 양성하고, AI 분야 유망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AI 혁신펀드도 기존 9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추경에는 첨단전략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예산도 담겼다. 한 대행은 “반도체 거점 조성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망 지중화 비용 중 기업 부담분의 70%를 지원하겠다”며 “반도체 설비 투자 저리대출에 2000억원을 추가 출자해 프로그램 총 공급 규모도 17조원에서 20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분야에서는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 대한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 한 대행은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해 우리 산업과 기업에 막대한 부담이 예상된다”며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신속하고 전략적인 협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경제안보전략 TF를 구성해 분야별 영향을 점검하고, 업종별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업계와 소통하며,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 지원대책, 자동차 산업 긴급지원 대책 등도 병행 추진 중이다.

한편 이날 연설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 안팎에서는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 대행이 연단에 오르자 진보당과 조국혁신당,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한 대행의 연설이 끝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지만, 민주당 측에서 “그렇게 급한 추경이면 빨리 하지 그랬나”는 항의성 발언이 나왔다.

연설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날을 세운 발언을 이어갔다. 우 의장은 “정부의 본예산 조기집행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추경 편성은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라며 “권한대행께서는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시기 바란다”고 공개 경고했다.

이 발언 직후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민주당 지도부도 의장석 앞으로 달려나오며 여야는 1분 넘게 고성과 실랑이를 벌였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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