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한 달 만 1000억 원, 3000개 계좌 유치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이전 금액 연중 이전 금액 최고 수준 기록"
퇴직연금 실물이전으로 증권사 간 경쟁 심화···삼성·한국투자증권,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 공략 본격화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시행 한 달 동안 금융권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제도 시행을 통해 한 달 동안 약 1000억 원 이상의 자산과 3000개에 육박하는 계좌를 유치했다고 밝힌 가운데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경쟁사들도 차별화된 서비스와 전략으로 회사를 추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퇴직연금 실물 이전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0일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실물 이전을 포함한 퇴직연금 이전 금액은 연중 이전 금액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전된 계좌 수도 연중 평균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이전 고객의 자산 유형 비중을 분석한 결과, ETF(상장지수펀드)가 전체 25%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펀드와 예금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고객의 출처를 보면 은행에서 이전한 고객이 64.6%로 가장 많았으며, 타 증권사에서 이전해 온 고객도 30%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에 이전한 고객의 경우, 실시간 ETF 매매가 불가능한 시스템적 한계로 불편을 느낀 고객들이 실물 이전을 통해 ETF 거래가 더욱 편리한 증권사로 이동하려는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도입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편리한 매매 절차와 높은 수익률을 좇아 증권사로 이동하는 고객이 증가하며, 증권사 간의 고객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퇴직연금 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에 비해 점유율이 뒤처지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증권은 토스뱅크와 제휴해 연금저축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했다. 토스뱅크 앱을 통해 삼성증권 연금저축계좌 개설이 가능하며, 최대 1만 원의 보상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또한 KB증권과 함께 실물 이전 금액에 따라 상품권을 지급하는 마케팅에 나서며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 랩 추천 서비스 'MY AI'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MY AI'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객의 투자성향과 목적에 적합한 로보어드바이저 랩 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로,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가진 9종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김관식 한국투자증권 디지털혁신본부장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면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개인투자자도 손쉽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투자 기회 제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월 31일부터 시행된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 운용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퇴직연금사업자만 바꿔 이전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가입자는 계약이전 시 손실 부담을 최소화하고, 사업자 간 서비스 기반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해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물 이전은 동일한 제도 내에서만 가능하며, 신탁계약 형태의 원리금보장상품, 공모펀드, ETF 등 주요 퇴직연금 상품은 대부분 실물 이전이 가능하다. 다만, 보험계약 형태의 퇴직연금 계약이나 언번들형 계약 등은 실물 이전이 불가능하다.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00조 878억 원에 달하며, 이 중 은행권 적립 규모가 210조 2811억 원으로 가장 크다. 증권사는 96조 5328억 원, 보험사는 93조 2654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권의 퇴직연금 규모가 가장 크지만, 수익률은 증권사들이 높아, 앞으로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은행권의 방어 전략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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