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마음
색채는 마음을 표현해주는 하나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특정 색을 선호하는 이유는 그 색이 우리의 내면과 공감하고 감정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색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이며, 때로는 충동적인 행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정 시기에 강하게 끌리는 색이 있다면 이는 내면의 감정이 색을 통해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색은 감정 표현을 넘어 마음의 안정과 치유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색이란 무엇이며, 우리의 감정과 심리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색의 발견
우리가 보는 세상은 다양한 색으로 형성되어 있다. 최초로 색을 발견한 사람은 아이작 뉴턴 (1666년경)이다. 그는 투명한 태양 광선을 프리즘에 통과시켜 색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색의 근원이 빛임을 밝혀냈다. 인간의 눈은 약 380nm에서 780nm 사이의 가시광선만을 감지할 수 있으며, 이 빛의 파장에 따라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등의 색이 나타난다. 물체가 가진 색은 빛과의 상호작용 결과로 결정된다. 예를 들어, 빨강이나 노란색으로 보는 것은 그 물체가 그런 색을 띠기 때문이 아니다. 물체에 빛이 닿으면 일부 파장은 반사되고 나머지는 흡수되는데 반사된 빛의 색이 우리 눈에 물체의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색은 예술, 디자인, 과학, 그리고 심리적 반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우리의 생활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색을 통한 감정 표현
색은 우리의 감정과 행동,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 피카소는 “색은 감정의 변화에 따른다”고 말했으며, 실제로 그의 작품에서도 색채의 변화가 감정 상태를 대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피카소의 ‘청색 시대’(1901~1904) 작품들은 친구의 자살과 가난 속에서 느낀 슬픔과 우울을 나타내는 차갑고 깊은 파란색이 주를 이룬다. 대표작인 ‘엄마와 아이’(1902)에서는 파란색을 통해 애정과 보호의 감정을 표현했다. 이후 ‘장밋빛 시대’(1905~1907)에 접어들며 사랑을 찾고 삶에 대한 희망이 생기면서 따뜻하고 밝은 색채를 사용하게 된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서커스 단원과 곡예사의 모습을 담아 인간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이처럼 색은 단순한 미적 표현뿐 아니라, 우리의 내면에 묻어 있는 감정을 색으로 드러낼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따라 특정 색을 좋아하게 되며, 삶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색도 달라진다.

색과 심리의 관계성
색은 단순히 눈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과 마음에 깊은 영향을 준다. 기분이 우울하거나 가라앉은 사람은 차분하고 어두운 색을, 활기찬 사람은 밝고 경쾌한 색에 마음이 더 간다. 그러나 파란색이 푸른 하늘을 연상시켜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평온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차갑고 우울한 색으로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사람마다 색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은 다르게 나타난다.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상황을 색을 통해 나타나며, 색은 자연스럽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화가가 그린 한 장의 그림에서 표현된 색채는 마음의 무의식에서 나오는 다양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듯이 색은 우리의 내면을 비추고 감정을 소통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조화자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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