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외면하는 인뱅…대출 신용점수 역대 최고

2025-03-04

카카오와 케이뱅크, 토스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이들의 평균 신용점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것으로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취약차주에 대한 대출을 늘리라는 정부 정책 방향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1월에 신규로 취급한 일반 신용대출의 코리아크레딧뷰로(KCB)상 신용점수 평균은 927.7점이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뱅크 929점 △케이뱅크 928점 △토스뱅크 926점 등이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개 시중은행의 1월 신용점수 평균은 924.25점으로 인터넷전문은행 3사보다 낮다. 하나은행(939점)과 신한은행(934점)은 인터넷전문은행 대비 신용점수가 높았지만 KB국민(925점)과 우리은행(899점은) 되레 낮았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가 시중은행을 추월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는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갈수록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3사의 평균 신용점수는 지난해 10월 859점에서 11월 860점을 거쳐 12월에 841.3점을 찍었다. 하지만 올 들어 85점 넘게 뛰면서 927.7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1월 한 달간 신용점수 700점 이하 고객에게는 신용대출을 내주지 않았다.

금융 당국은 올해부터 신규로 취급하는 대출 가운데 30%를 신용 평점 하위 50% 이하에 할당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평균 잔액 30%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규모가 축소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는데 여기에 신규 취급액 30% 이상 기준을 추가한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연초부터 높은 신용점수를 받은 이들에게 대출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신용점수 하위 50% 이하 기준 점수는 865점(KCB 기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전통 금융권에서 여신심사가 어려운 중저신용자·금융이력 미보유자 등에 대한 신용 공급을 확대한다는 취지를 설립 초기부터 내걸었다. 이를 위해 저마다 특화된 신용평가모형(CSS)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강조해왔지만 정작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 지원이 절실한 시점에 기존 은행 대비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 올 때 우산 뺏는 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경기 둔화로 중저신용자의 대출 수요는 늘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취약 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의 경우 1월 말 9개 기준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잔액이 42조 7309억 원으로 전월 대비 3437억 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11월 말(42조 5453억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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