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而不同(화이부동)

2025-03-19

‘화이부동(和而不同)’은 『논어』에 나오는 명언 중의 명언으로서 요즘에도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화합하되, 화합이라는 미명 아래 남과 다른 개성이나 소신까지 저버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같으면서도 다르다’는 뜻으로 폭넓게 쓰이기도 한다. 이에 반해, ‘동이불화(同而不和)’는 필요에 따라 패거리 지어 화합하는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딴마음을 품는 것을 말한다. 전자는 군자의 처세이고, 후자는 소인의 처세이다. 시비 판단을 하지 않고 ‘화(和)’를 ‘화’로만 강조하면서 제 편이라는 이유로 덩달아 똑같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부화뇌동(附和雷同)’이라고 하는데, ‘부화뇌동’을 하지 않는 것이 곧 ‘화이부동’인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부화뇌동’으로 폭언과 폭력을 자행하는 일이 너무나도 많이 벌어지고 있다. 과잉소통이라고 할 만큼 빠른 디지털 시대의 SNS를 통해 일부 패거리들이 악랄한 거짓말들을 유포하면, 그 거짓말을 바탕으로 패거리를 더욱 결집하고 심지어는 돈을 벌기 위해 더 강한 거짓말을 생산해 내기도 한다. ‘망한다는 것’은 다름 아니라, 거짓이 진실을 덮고 불의가 정의를 이기는 것을 말한다. 거짓과 불의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화이부동’의 이성과 품격을 갖추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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