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 연장될까봐 참을 수밖에 없었다” 사회복무요원 노조 “노조할 권리를 인정하라”

2025-03-03

사회복무요원 노조가 사회복무요원 ‘노조할 권리’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은 노조 설립 신고를 반려한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필균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다 질병을 얻은 아들의 사례를 들며 사회복무요원 노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씨 아들은 경기 남양주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복무하며 시설 유지·보수, 치매 노인 돌봄, 시설물 수리 등을 맡았다. 김씨는 “요양원 관리자는 (아들에게) ‘네가 이걸 안 하면 누가 하겠느냐’ ‘이 일을 안 하면 복무 태도가 불량하다고 보고하겠다’고 했다”며 “아들은 복무 연장 등의 불이익이 두려워 참고 복무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아들은 스트레스로 병을 얻어 29개월 동안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남양주시청은 공무상 질병 인정 신청을 거부했다. 김씨는 남양주시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승소했다. 그는 “처음 공무상 질병을 신청할 때부터 노조를 알았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노조라는 조직적인 힘이 있었다면 오랜 기간의 법적 다툼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복무요원 노조는 2022년 3월 설립됐으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은 “사회복무요원은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 민간인과 다른 공무원에 준하는 공적 지위를 가지고 있을 뿐 노조법상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반려 처분했다. 이후 노조는 노조 설립 신고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1심, 2심 모두 패소해 지난 1월 상고했다.

하은성 사회복무요원 노조위원장은 “2023년 병역법 개정으로 복무 기관 내 괴롭힘이 금지됐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다”며 노조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역법은 복무 기관의 장 또는 소속 직원이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사회복무요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개정됐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5~10월 상담한 사회복무요원 77명 중 56명(72.7%)이 괴롭힘 문제로 상담을 요청했다. 2회 이상 상담을 요청한 사회복무요원 26명 중 21명(80.7%)이 괴롭힘 신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거나 신고 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하 위원장은 “퇴사하거나 이직할 수 있는 직장인과 달리 사회복무요원은 계속해서 복무해야 하기 때문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괴롭힘 신고 후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았다는 사회복무요원의 상담도 많았다”고 했다.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천지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사회복무요원을 실질적으로 복무 기관장의 지휘를 받는 노조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변호사는 “사회복무요원은 공무원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지만 군인도, 공무원도, 주요 방위산업체 종사 근로자도 아니다”라며 “사회복무요원이 노조를 할 권리를 제한해야 된다 또는 제한해도 된다는 규정이 어디에도 없는데 정부는 별다른 이유 제시 없이 노조 설립 신고를 반려했다”며 대법원에 인용을 촉구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