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세계’를 비롯해 K팝 히트곡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 현장에서 불리며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 국내 대표 음원 플랫폼 멜론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을 기점으로 일주일(12월 3∼9일)간 '다시 만난 세계' 청취자 수는 직전 일주일(11월 26∼12월 2일)보다 23% 증가했다. '포에버 1'(FOREVER 1·2022년) 같이 소녀시대의 비교적 최근 노래도 있는데 데뷔곡이 갑자기 20% 이상 청취자 수가 느는 것은 외부적(계엄 사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만난 세계'가 집회 현장에서 불려 주목받은 것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두고 총장 퇴진 요구가 제기된 지난 2016년 '이화여대 사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화여대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이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됐고, 이러한 풍경은 8년 뒤인 2024년 촛불 집회에서 또 다시 재현됐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불안을 극복하며 미지의 세계로 도전하는 소녀들을 묘사한 가사가 '쉽지 않은 세상이지만 너와 함께 나아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한다"며 "멜로디도 힘 있게 쭉쭉 뻗어나가고, 노래의 마이너(단조) 코드도 다소 비장한 느낌이 들게 한다"고 분석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에스파의 '위플래시'(Whiplash),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와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APT.) 등의 히트곡도 들려온다. '위플래시'나 '아파트'의 경우 가사가 주는 메시지 차원에서는 집회 자체와 별다른 접점이 없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탄핵 플레이리스트'라며 이들 노래 외에도 (여자)아이들의 '클락션', 샤이니의 '링딩동',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 방탄소년단(BTS)의 '불타오르네'가 카카오톡 대화방 등을 통해 공유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