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후퇴로 금 상승...견실한 美 고용 시장 신호에 금 상승 제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협정에도 양측 공격이 지속된 데다, 산유국들의 감산 지속 가능성까지 더해져 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2% 넘게 상승했다. 금 가격은 달러 및 미국채 수익률 후퇴에 지지받았지만 견실한 미국 고용 지표에 상승 폭은 제한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1.84달러(2.7%) 오른 69.94달러에 마감됐다. 지난 11월 18일 이후 최대 일일 상승 폭을 기록한 것이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2월물은 1.79달러(2.5%) 상승한 73.62달러를 기록했다.
휴전 엿새째인 이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전역을 여러 차례 공습해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양측의 휴전 돌입 이후 최대 인명 피해다.
헤즈볼라는 이에 반발, 국경 인근 이스라엘 군기지를 겨냥해 박격포 두 발을 발사했다. 휴전 발효 후 헤즈볼라의 첫 공격이다.
UBS애널리스트 지오바니 스타우노보는 양측 간 충돌이 원유 공급 차질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트레이더들은 앞으로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감산 합의체인 OPEC+가 5일 회의에서 감산 종료 시점을 연기할 것이란 관측도 유가를 지지했다. 앞서 4명의 OPEC+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OPEC+가 내년 1분기 말까지 감산을 연장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금 가격은 달러 약세 및 미국채 수익률 하락에 상승 지지를 받았다. 다만 견실한 고용 지표가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점은 금 상승분을 제한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4% 오른 2667.90달러에 마감됐다. 금 현물은 장중 최대 0.7% 상승하다가 미국 구인건수 발표 이후 상승 폭을 축소, 한국시간 기준 4일 오전 3시 42분 기준 0.2% 상승한 2644.05달러를 기록했다.
오는 금요일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 발표에 앞서 나온 지난 10월 미국의 구인 건수는 예상을 다소 웃돌았으며, 해고 건수는 줄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구인 건수는 774만 4000건으로 9월 737만 2000건에서 37만 2000건 늘었고, 시장 전망치 748만 건도 웃돌았다. 이 기간 채용은 531만 3000건으로 전월에 비해 26만 9000건 줄었으며, 해고는 163만 3000건으로 16만 9000건 감소했다.
노동 시장 지표가 강력할수록 연준은 금리 인하에 신중함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트레이더들은 12월 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은 74% 정도로 판단 중이나 향후 인하 경로는 불확실한 상태다.
이날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 달여 래 최저치로 떨어졌고, 달러 가치도 0.3% 하락하며 금 가격을 지지했다.
JP모간과 HSBC 애널리스트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서의 금 역할을 강조하며, 전 세계적인 긴장 및 갈등의 증가가 그 매력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지정학적 위험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2025년까지 안전 자산으로서의 금의 매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간은 "미 대선 이후 금 매도가 근본적인 변화가 아니라고 믿는다"면서 내년에 가격이 온스당 3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