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앱스토어 내 삼성닷컴 앱에서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를 차단하다, 최근 이를 해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앱스토어 내 삼성닷컴 앱에서 갤럭시 스마트폰 구매 기능이 활성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앱스토어 내 자체 온라인 판매 채널인 삼성닷컴의 갤럭시 판매가 처음 허용됨에 따라 국내 판매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3일 국내 유통가에 따르면,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은 삼성닷컴 앱에서 제한하던 '스마트폰 카테고리' 노출을 지난달 24일부로 허용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자도 애플 앱스토어에서 설치한 삼성닷컴 앱을 통해 갤럭시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앱스토어에서 제공되는 삼성닷컴 앱에서는 TV,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은 구매할 수 있었지만, 갤럭시 스마트폰은 구매할 수 없었다. 갤럭시 스마트폰 관련 항목 자체가 앱에 노출되지 않았다.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삼성닷컴 웹사이트로 직접 접속해야 했다.
이 때문에 아이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가 아이폰 사용자를 차별한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인 앱 구매' 할인쿠폰이 있어도 갤럭시폰을 구매할 수 없어, 아이폰 사용자가 삼성닷컴에 접속했다 낭패를 겪고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급제폰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같은 불만이 커져 왔다.
앱스토어에서 안드로이드 단말을 판매하지 못하게 한 것은 애플 앱스토어 글로벌 정책 영향으로 전해진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판매하지 않으면 안드로이드 단말을 팔지 못하는 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앱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취급하면 스마트폰 제품 노출을 허용하고,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취급하지 않으면 노출을 비활성화하도록 개발사에 조치한다. 삼성닷컴 앱은 삼성전자 본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판매 채널이다. 삼성 제품만 판매하기 때문에 앱스토어 내 삼성닷컴에서는 갤럭시폰이 노출되지 않았다.
애플의 이같은 정책이 삼성전자 국내 시장 경쟁력에 악영향을 줬다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애플이 자사 앱스토어 내 삼성닷컴 앱에서 갤럭시 구매를 막았던 것이 법을 위반했는지를 따지기 위해선 경제적 효과, 경쟁 제한 효과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경쟁 제한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판단해야 법 위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애플이 삼성전자 견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에는 온라인 전용 결제 시스템 '삼성페이 미니'의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했다. 2020년에는 결제 시스템상의 문제를 이유로 애플 스토어 내 '삼성페이' 사용을 제한했다. 당시 애플 스토어 방문자들은 현금이나 실물 카드를 통한 결제만 가능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애플이 경쟁사인 삼성전자 플랫폼 확장을 직간접적으로 견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온라인 판매 채널이 생긴 만큼 판매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처음으로 갤럭시 구매 제한이 풀린 게 맞다”면서 “아직 조심스럽지만, 앱스토어에서의 구매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