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엔 없는 에∙루∙샤 팔아요"…이커머스, 초럭셔리 세일즈 왜

2025-03-21

글로벌 명품 시장이 쪼그라들며 관련 플랫폼이 잇따라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이커머스 업계가 이틈을 파고 들고 있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하이엔드 브랜드를 들여오며 럭셔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비교적 경기를 덜 타는 초고가 명품 제품을 취급하며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백화점 신뢰를 온라인으로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명품 시장의 규모 자체는 줄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개인 명품 시장 규모가 3630억유로(약 538조원)로 전년 대비 2%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도 명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던 온라인 플랫폼이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폐업했다. 지난해 12월 이랜드글로벌이 운영하던 명품 플랫폼 ‘럭셔리 갤러리’가 운영을 중단했고 올해 초에는 명품 프리 오더(선주문) 플랫폼 ‘디코드’가 문을 닫았다. 앞서 서비스를 폐쇄한 캐치패션과 한스타일을 포함해 1년 새 명품 플랫폼 4곳이 운영을 중단했다.

이 틈에서 이커머스 업계는 명품 브랜드 유치전에 나섰다. 선봉에 선 곳은 유통 대기업의 이커머스 계열사다. 백화점·면세점 등을 통해 다져온 명품업계와의 관계를 십분 활용한 전략이다. 국내 명품 매장에서 구할 수 없는 해외 전용 제품을 현지 판매처 통해 들여오고 유명 명품 플랫폼을 숍인숍 형태로 입점시키는 방식이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온앤더럭셔리), 신세계그룹의 SSG닷컴(SSG럭셔리)은 3년 전부터 글로벌 명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최근 유명 브랜드 유치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온의 온앤더럭셔리 쇼룸은 매달 최신 명품 브랜드 제품을 온라인 매거진 형태로 보여주는데 지난해 11월 서비스 이후 넉달째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이들의 무기는 백화점을 통해 쌓아온 신뢰감. 이에 더해 기술로 가품에 대한 우려를 극복 중이다. SSG닷컴은 자체 심사를 통과한 명품에 정품 보증서를 발급하는 ‘SSG개런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보증서에는 위변조가 어려운 NFT 기술을 적용해 신뢰도를 높였다.

인기 있는 제품 엄선

기존 이커머스는 명품 브랜드 뷰티부터 시작해 잡화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22년 뷰티컬리를 통해 아르마니 뷰티 등의 브랜드를 소개한 컬리는 지난해 12월부터 루이비통, 버버리, 보테가베네타 등의 가방, 지갑 등을 판매 중이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럭셔리 뷰티 서비스 알럭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초 인수한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활용해 제품군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번가도 2003년 시작한 우아럭스를에서 에르메스, 샤넬 등 고가 명품부터 빈티지 제품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초고가 제품으로 불황 넘을까

이커머스 업계는 명품 판매를 통해 수익성 제고를 노리고 있다. 쿠팡을 제외하면 대부분 업체는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은 불황을 덜 타기 때문에 백화점에서는 매출 확보를 위해 유명 브랜드 유치전을 펴기도 한다”며 “이커머스도 이 전략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을 통해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도 이커머스 업계에 희망적인 소식이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의 규모는 21조8150억원이다. 이 중 온라인 구매액은 2조6405억원으로 아직 12% 수준이지만 소비자 연령대가 낮은 편이어서 향후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명품 수요를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는 기존 명품 플랫폼과 이미 고정 고객층을 확보한 채 명품으로 상품군을 확대하는 이커머스는 고객군이 차이가 난다”며 “유행에 민감한 MZ세대를 겨냥해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는 해외 전용 제품을 선보이는 등 초럭셔리 하이엔드 브랜드 통해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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