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제한된 자원의 현명한 사용

2025-02-02

많은 사람들이 학생 때 공부도 안 하고 매일 노는 것 같은데 성적이 잘 나오는 친구, 반대로 온종일 앉아서 공부만 하는 거 같은데 점수가 안 나는 사람을 봤을 것이다. 필자도 이런 경우를 자주 봤는데 어느 순간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필자가 생각한 이유는 시간의 효율적인 사용이었다. 매일 노는 거 같은데 성적이 잘 나오는 친구는 평소에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공부를 하다 시험 기간이 되면 시험에 나올만한 중요한 것만 공부해서 짧은 시간에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거였다. 그런 친구들은 이후 사회에 나와서도 시간과 열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좋을 거 같다.

이번에 일어난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의 경우를 봐도 특수한 몇 개의 공항을 제외하고도 우리나라에 한국 공항 공사가 직접 관리하는 공항이 국제공항 7개, 국내선 공항 7개 등 총 14개가 있다. 섬나라라 육로 이동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미국이나 중국처럼 국토가 넓어 이동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닌데 14개의 공항이 과연 필요할까? 14개의 공항 중에 인천 김포 김해 제주 등 4개, 코로나 이전 여객 수요가 많았을 때를 기준으로 봐도 대구 공항을 제외한 9개가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 채무가 2020년 약 390여 조에서 2024년 1190여조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공항에서 작년 한해 40억에서 250억의 적자가 나서 총 1450여 억원의 적자가 발생하였다. 이런 상황인데도 10개의 공항이 건설 중이거나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하니 기가 막힌다.

국민들의 편의도 좋지만 건설하는데 사용된 천문학적인 비용과 매년 발생하는 적자를 생각하면 국가 채무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현명한 혈세의 사용인지는 누구라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의료 증원 사태도 같은 시각에서 생각해보자. 2004년 67만여 명이었던 고등학교 졸업생수가 2024년에는 39만 여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의대 정원은 2004년 이후 지금까지 3000여 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의대 정원은 20년 전과 같지만 매년 의대에 진학하는 사람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증가해서 20년전보다 약 1.7배나 많은 사람이 의대에 진학하고 있다. 앞으로 학생 숫자는 계속 줄어들어 의대 정원을 유지만 하여도 의사 숫자는 늘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는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1만명이 부족하다고 5년 동안만 매년 2천명씩 의사를 늘린다고 했다. 의과대학생이 2천명이 늘어나면 그 인원을 교육시키기 위한 인프라는 어떻게 될까? 의대 교육은 강의실과 교수만 있으면 책이나 토론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현미경 같은 기초 실험 기구부터 카데바라고 불리는 해부 실습용 시신까지 또 이런 실습자재를 보관하고 카데바를 모셔 놓을 수 있는 냉장 시설 등 준비해야 하고 갖추어야 될게 단순히 강의실이나 실험실 정도가 아니다. 이런 기초적인 교육 설비비용은 의사가 되기 위한 마지막 과정인 임상 실습이나 전공의를 수련시키는 대학 병원의 시설증설 비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데도 정부는 5년 이후에 대해서는 대책도 계획도 없다. 5년동안 투자되는 비용과 이후 유지비용까지 생각하면 지금의 공항 사태와 비슷한 거 같다. 이러한 혈세의 낭비가 발생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의료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저비용 고효율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기대수명, 회피가능 사망률, 병상수, 외래 진료횟수 등 많은 통계 자료들이 이것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지금의 필수 의료 부족 사태는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과도한 법적 책임과 낮은 의료 숫가로 인해 의사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를 떠나서 생기는 것이라는 걸 모든 국민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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