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의 응원에도, 실형을 선고 받은 가수 김호중의 흔적은 차츰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를 받는 김호중에게 13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을 하다 피해자의 택시를 충격해 인적, 물적 손해 발생시켰음에도 무책임하게 도주한 데서 나아가 허위로 수사기관에 자수하게 함으로써 수사에 혼선 초래하고 경찰 수사력도 상당히 낭비됐다”며 “CCTV에 의해 음주 영향으로 비틀거리는 게 보이는데도 납득 어려운 변명 하며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뒤늦게나마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이 참작됐다.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지 6개월여 만이다. 그간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김호중은 지난 9월부터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 결심 공판에서도 “똑바로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음주운전 뺑소니 적발에 이어 사고 은폐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이 거셌으나, 김호중의 팬덤은 최종 선고일까지도 직접 법원을 찾아 김호중을 응원했다. 법원 주변에 ‘호중아 힘내라 우리가 있다’ 등이 적힌 푯말을 들고 몰려드는가 하면, 30여 명의 팬이 방청석을 메우기도 했다. 이들은 실형이 최종 선고되자 탄식을 내뱉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런 팬덤의 변함없는 지지에도 김호중의 고향인 경북 김천시도 ‘손절’에 나섰다. 김천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이날 “소리길 철거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최종 결과가 나왔으니 내부적으로 방향을 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김호중의 구속 이후 방송, 광고계 등이 빠르게 손절을 이어갔던 것과 달리 김천시는 최종 판결을 기다렸던 것으로 보인다.
‘김호중 소리길’은 김천시가 지난 2021년 2억 원을 들여 김호중이 졸업한 김천예술고등학교에서부터 연화지까지의 골목에 조성한 관광 특화 거리다. 김호중 관련 조형물과 벽화, 포토존 등이 설치돼 있다. 소리길 조성 이후 지난해에만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으나, 김호중의 실형이 결정되면서 짧았던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