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천국’은 이젠 옛말…자국 디자인 IP 보호 장벽 높여[中 이번엔 ‘소프트 굴기’]

2025-10-19

한때 ‘짝퉁 천국’으로 불리던 중국의 디자인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디자인 산업 전반의 수준이 높아지고 위조 제품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지식재산권(IP) 보호 의식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9일 중국 최대 무역 전시회인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캔톤페어)’에 참여한 국내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중국 기업의 카피가 두려워 전시에 제품을 내지 못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시품을 내놓으면 다음 날 똑같은 제품이 중국 부스에 전시되는 경우가 허다했던 과거의 중국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급속도록 성장하면서 이러한 행태가 더욱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디자인하우스 A 대표는 “이전 중국 기업들은 해외 기업 제품을 모방해도 거리낄 게 없었다. 오히려 그걸 능력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수출 과정에서 지적재산권 문제가 발생하자 베끼기 관행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중국 기업의 디자인·지식재산권 인식 제고는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 내수 시장에 머물던 중국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나서며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디자인과 지식재산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셈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21년 법령 개정을 통해 제품 일부 디자인을 보호 대상에 추가하는 등 디자인권 침해 범위를 확대했다. 디자인 침해가 불공정 경쟁 행위로 간주되는 법적 환경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제 브랜드와의 분쟁에서 외국 기업이 승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레고를 그대로 복제한 중국 업자에게 중국 재판부는 벌금과 함께 징역형을 선고하는 등 복제품 제작·판매가 단순 민사 문제가 아닌 형사 죄로 다뤄지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 세관에서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라부부’ 위조품 4만 9000여 개를 압수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는 추세다.

디자인에 대한 지식재산권 인식이 강화되면서 미국·유럽 수출 경험이 많은 한국 디자인 기업을 파트너로 택하는 경우 또한 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한국의 디자인 기술력과 중국의 제조 경쟁력을 결합하는 ‘윈윈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한국 기업이 디자인을 담당하고 중국 기업이 생산을 맡아 각국 현지 기업이 판매를 주도하는 구조다. 중국 기업과 이 같은 계약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한 디자인하우스 관계자는 “중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으면 모방 제품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식 계약 이전인 입찰 단계에서 제안된 디자인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기업과 입찰한 디자인에 대한 지식재산권 계약을 맺는 경우도 확인된다.

다만 위조 사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K뷰티 열풍을 타고 성장한 뷰티 기기 분야에서 모방 제품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중국 공안이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모방한 위조품 수만 점을 적발했다. 조선미녀·아누아 등 해외를 중심으로 유명한 중소기업의 제품들이 주요 표적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K뷰티 위조 제품이 계속 양산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단속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중국 지방에서 열리는 소규모 박람회가 끝나면 모방 제품이 생기기도 한다”며 “이에 대한 한국 디자인 기업들의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디자인 침해를 막기 위해 적극적 단속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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