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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영리사업체를 보면, 개인사업자로부터 시작해 매출의 규모가 커지는 경우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하여 법인사업자로 전환하게 된다. 법인격이 부여된 법인사업자로의 전환에는 많은 법적인 규제가 따르게 되고, 일정 규모 이상의 법인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법인의 회계처리와 관련하여 독립된 외부의 감사인에게 회계감사를 받도록 하는 외부감사법(주식회사 등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게 된다.
회계감사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주주와 경영자 간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한 법적 제도로서 중요한 역할을 실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사업체에서 시작하여 법인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 경영자이면서 주주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또한, 경영자가 본인의 자금력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키워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발전한 미국에서는 투자가 활성화되어 있어 경영자가 주주이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주주가 아닌 경우가 많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주주의 경우 법인에서 발생하는 회계처리에 대하여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이 독립된 외부 감사인에게 회계감사를 받는 것이다. 발전된 자본주의 시대에서는 회계감사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더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미국만큼의 자본주의 시장 규모에 도달되어 있지 않아서 회계감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회계감사의 중요성이 부각하는 미국의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회계감사를 철저하게 받음으로써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게 되어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자금 운용의 측면에서도 단순히 은행의 대출뿐만 아니라 사채의 발행과 기업공개매수를 통하여 많은 자금력을 동원하여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미국에서는 수많은 기업이 기업의 가치를 올리기 위하여 회계감사를 수단으로 생각하는 반면, 한국 경영자의 입장에는 달갑지 않은 국가의 제재처럼 느껴질 수 있다. 개인사업체에서 성장하여 주주가 단독일 경우 법인이 곧 경영자라고 생각한다면 나의 재산을 3자에게 공개하는 것이 꺼려지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 경영자의 관점에서 회계감사를 법에 따라 받는 것만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유능한 공인회계사에게 회계감사를 받음으로써 회계와 세법의 차이로 인한 괴리를 이용하여 법인세의 절감 효과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수 있고, 여러 사업체를 방문하고 다양한 경험을 한 공인회계사에게 사업체의 확장에 관한 경영의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할 수도 있다.
위에서 설명한 예시는 정말 단순한 예시에 불과하므로 경영자가 생각의 전환을 한다면 회계감사는 오히려 회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이 있다. 회계감사의 가격이 낮을수록 좋은 질의 업무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다고 가격이 높다고 하여 무조건 좋은 회계감사의 질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경영자가 필요로 하는 답의 가치를 정해놓고, 그 가치에 알맞은 회계감사의 가격을 책정한 뒤 회계감사를 받는다면 회사의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회계감사를 받아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면 이에 드는 비용을 아깝다고 생각할 일이 아니라 기업에 필요한 어떤 것을 이 비용에 대응하는 그 이상 얻는 기회로 활용하는 게 좋다.
조해용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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