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재는 생활 습관과 밀접하게 관련된 만큼 가격이 조금 올라도 소비자들이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사실상 제대로 제조업을 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기에 관세와 미중 패권 다툼은 K소비재에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강경성 KOTRA 사장은 이달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주 ‘아메리칸드림몰’에서 열린 ‘뉴욕 한류박람회(KBEE)’를 계기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영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일본의 경우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제조업 경쟁력이 집중됐고 독일은 유럽 공급망 안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수준이라는 게 강 사장의 진단이다. 강 사장은 화장품·식품·의류·생활용품 등 소비재 시장에서는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제품이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관세 부담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지만 그것은 모든 나라에 해당되는 상황이며 한국의 세율이 중국보다 낮다는 것은 상당한 이점”이라며 “미국 수입 화장품 시장의 경우 부동의 1위였던 프랑스가 마케팅에만 치중하는 사이 한국은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선두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북미에서 한류박람회를 개최한 배경에 대해서는 “한류의 힘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비용 문제로 북미에서 행사를 열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올해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 등 달라진 브랜드 위상을 실감하게 됐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글로벌 유행을 선도하는 도시이자 최대 소비 시장이기도 한 뉴욕에서도 한류가 통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전에는 우리 기업들이 현지 바이어들을 찾아다녀야 했으나 이제는 가만히 있어도 먼저 찾아오는 바이어가 더 많다. 이번 행사에서는 예약조차 하지 않고 온 바이어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강 사장은 다만 관세 영향이 마냥 우호적이지는 않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강 사장은 소비재 산업의 핵심을 ‘물류’로 규정하면서 중국이 미중 경쟁을 틈타 우회 수출, 덤핑(대량 저가 판매), 동남아시아 생산기지 이전, 핵심 원자재 수출제한 강화 등을 무기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이 중국과의 소비재 산업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반 발짝 앞서 가는 기술과 브랜드 고급화뿐이라는 진단이다.
강 사장은 “소재·부품·장비 쪽은 미국도 중국을 견제하기 힘들어하는 분야”라며 “글로벌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미국과 중국 쪽 수출액이 모두 줄고 있는데 동남아·인도·중남미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면서 올해 사상 최대 수출액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업체가 유리하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헤지(위험 분산)를 미리 해놓는 만큼 그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외려 최근 원화 약세로 무역 운영비 등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인이 많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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