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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상근 고문이 이달 28일 고문직에서 물러난다. 김 고문은 지난 24일 중앙일보에 “지난해 8월 한경협 측과 논의한 대로, 이달을 기점으로 모든 정리를 끝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등 일각에서는 정치권 인사가 한경협에 상근고문직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삼성 준감위는 지난해 7월 한경협 회비 35억원 납부 안건을 논의하는 정례회의에서 김 고문의 거취를 문제 삼으며 회비 납부 승인을 보류한 바 있다.
한경협이 김 고문에게 제공한 월급과 차량, 활동비, 개인 사무실, 비서 등도 모두 이달 말 이후 중단된다.
김 고문은 향후에도 한경협과 관련된 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약속한 기간이 끝나는 순간부터는 그 조직에 관여하는 걸 딱 끊어야 뒷말이 없다”라며 “(한경협 측에서) 조언을 구해오거나 하면 일회적으로는 할 수 있지만 적극적인 활동은 없을 것”이라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김 고문은 2023년 2월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전국경제인협회(한경협 전신) 수장 자리를 12년 만에 내려놓자 이후 6개월 간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류진 현 회장 취임 이후에는 고문을 맡았다.
김 고문은 ‘4대 그룹 재가입’이 회장 직무대행 기간 중 가장 큰 과제였다고 꼽았다. 지난 2023년 8월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한 지 7년 만에 재가입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경협도 출범할 수 있었다. 김 고문은 “(4대 그룹의) 가입을 설득하는 일이 녹록지는 않았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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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이버·카카오·하이브·두나무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가입한 데 대해 김 고문은 “류진 회장의 작품이고, 명실상부 국내 대기업들이 다 들어오며 한경협이 명예를 회복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향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