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르브론? NBA 젊은 챔피언을 맞이하라

2025-06-03

“밀레니얼 스타들 비켜. 우린 최초의 젠지(Gen Z·Z세대) 챔피언을 맞이할 거다.”

최근 미국 야후스포츠는 2024~25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챔피언결정전, 7전4승제)을 이렇게 예고했다. 6일(한국시간) 시작하는 파이널에 오른 두 팀, 오클라호마시티 선더(OKC)와 인디애나 페이서스 모두 선수 주축이 ‘Z세대’(1997~2012년생)라서다.

인디애나 에이스 타이리스 할리버튼(25·미국)은 2000년생이다. 25년 전인 2000년 NBA 파이널에서 인디애나의 레지 밀러가 코비 브라이언트·섀킬 오닐의 LA 레이커스에 막혔을 당시, 할리버튼은 생후 4개월이었다. OKC 에이스 샤이 길저스-알렉산더(27·캐나다)는 1998년 시카고 불스 마이클 조던의 활약 당시엔 태어나지도 않았다.

2010년대 이후 최근까지 NBA 플레이오프(PO)는 르브론 제임스(40·LA 레이커스), 지미 버틀러(36·골든스테이트) 등 주로 밀레니얼 세대(1981~96년생)나 베테랑이 주름잡았다. 그런데 이번 시즌 들어 Z세대가 PO를 점령했다. 모든 선수가 32세 미만인 OKC는 평균 24.7세로, PO에 진출한 16개 팀 중 가장 젊다. OKC가 우승할 경우 1977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평균 24.2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젊다. 인디애나도 평균 26.2세다.

두 팀 모두 ‘전국구’ 인기 구단도 아니고 수십 년간 우승도 없는 팀이지만, 젊은 선수들의 패기로 파이널까지 진출했다. NBA의 30개 팀 가운데 정규리그 승률 1위(68승14패) OKC는 서부 콘퍼런스를 평정했다. 전신인 시애틀 수퍼소닉스 시절인 1979년 처음 우승했고, 2008년 연고지를 옮긴 뒤로는 우승이 없다. 인디애나도 NBA에 참가한 1976년 이래 우승이 없다.

정통 포인트가드인 인디애나 할리버튼은 뉴욕 닉스와의 동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경기당 어시스트 10개를 기록했다. 6경기에서 63개의 도움을 기록해, 1991년 매직 존슨의 기록(6경기 76도움)을 뒤이었다. 쇼맨십도 뛰어난데, 할리버튼은 1차전 4쿼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은 뒤 1994년 뉴욕 닉스전에서 같은 팀 선배인 밀러가 두 손으로 자신의 목을 졸랐던 ‘초크 세리머니’를 재연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OKC 가드 길저스-알렉산더는 평균 30점 이상을 넣으면서 수비도 뛰어나 ‘공수겸장’인 조던에 비견된다. 2000년 오닐에 이어 득점왕 출신으로서 파이널 우승까지 노린다.

무엇보다 사상 처음으로 사치세(샐러리캡을 초과해 내는 벌금)를 물지 않은 두 팀 간의 파이널이기도 하다. 선수단 연봉 총액은 OKC가 2276억원으로 30개 팀 중 25위, 인디애나가 2330억원으로 18위다. 둘 다 이른바 스몰 마켓 팀이다. 두 팀이 각각 할리버튼과 길저스-알렉산더를 트레이드로 영입할 만큼 선수단을 ‘똑똑하게’ 운영한 덕분이다.

Z세대의 삼촌뻘인 스테판 커리(37·골든스테이트)와 데미안 릴라드(35·밀워키 벅스)는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고, 케빈 듀랜트(36)는 ‘피닉스 선즈 수퍼팀’까지 결성했지만, PO에 오르지 못했다. 이틀에 한 번꼴인 강행군 일정을 노장은 버텨내지 못했다.

조현일 해설위원은 “르브론과 커리, 듀랜트는 은퇴하고도 남을 나이다. 세대교체가 확실히 진행돼 젠지 시대가 왔다”며 “OKC와 인디애나 모두 트렌디하고 빠른 농구를 추구한다. 8명이 아니라 11명으로 로테이션을 고르게 돌린다”며 “속도와 공간의 시대에 젊음과 에너지, 운동능력, 공수전환이 앞선 팀이 잘 나간다”고 평가했다. 인디애나 센터 마일스 터너도 “더는 수퍼팀이 예전처럼 효율적이지 않다. 우리(인디애나)와 OKC가 NBA의 새로운 트렌드”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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