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트래픽 수요 ‘꿈틀’
광 인프라로 세대교체 시급
WDM 기반 기가급 고도화
CWDM∙DWDM 등 구분 적용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ICT 산업의 차세대 물결이 거세다.
아직은 반도체를 필두로 컴퓨팅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움직임이 주를 이루지만, 결국 AI가 촉발할 거대한 데이터 트래픽에 대응해야 할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현존하는 가장 빠른 통신 시스템인 광통신 기술에 주목해야 될 이유다.
■광케이블 의무화…차세대 서비스 ‘날개’
지난 2022년 정부는 ‘방송통신설비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통해, 주거용·업무용 건축물에 UTP케이블과 광섬유케이블을 모두 갖추도록 의무화했다.
그동안 백본망, 가입자망 등은 광통신으로의 고도화가 활발히 이뤄졌지만, 정작 사용자가 서비스를 체감하는 구내망은 여전히 구리선을 이용한 UTP케이블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대중화된 Cat.5e급 UTP케이블의 경우, 1G 이상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어 급증하고 있는 대용량 트래픽 수요를 만족시키는 데 한계로 지목돼 왔다. 따라서 광케이블 의무화 조치는 AI 등 차세대 서비스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통신 기술의 발전은 핵심부품인 광트랜시버(Fiber Transceiver)의 고도화와 맞닿아 있다.
광트랜시버는 광송신기와 수신기의 합성어로, 전기 신호를 빛으로 바꾸고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꾼다. 광통신망을 연결하는 광케이블과 전송장비 사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역할을 한다.
광트랜시버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xQAM과 같은 고차 변조 기술을 도입하는 방법, 광소자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 병렬 채널 수를 증가시키는 방법이 쓰인다.
특히 채널 수를 제어하는 방법으로 파장분할다중화(WDM)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며 광통신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빛을 쪼개 데이터 싣는다” WDM 기술 주목
WDM(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기술은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켰을 때 7가지 무지개 빛깔이 나오는 원리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각각의 색깔이 하나의 데이터 도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빛을 나노 단위로 분할해 광섬유의 전송 용량과 광섬유 자원의 활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빛은 직진성이 있기 때문에 파장 각각이 독립적인 신호를 전달함으로써 서로 간섭하지 않고 여러 신호를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다.
단일 파장 시스템의 경우 신호를 송수신하기 위해 한 쌍의 광섬유가 필요하지만, WDM 시스템에서는 신호 수에 관계없이 한 쌍의 광섬유가 전체 다중화 시스템을 커버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유형의 신호를 전송할 수 있으며 광신호의 합성 및 분해가 자유롭다.
네트워크 확장 시에도 더 많은 광섬유를 배치하거나 고속 네트워크 구성 요소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단말을 변경하고 광파장을 추가하는 것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OADM(Optical Add-Drop Multiplexer) 또는 OXC(Optical Cross-Connect Equipment) 같은 기술을 사용하면 더욱 유연하고 신뢰성 높은 네트워크를 구현할 수 있다.

■네트워크 규모 따라 다양
WDM 기술은 파장분할의 정도에 따라 △CWDM △DWDM △UDWDM 등으로 나뉜다.
CWDM(Coarse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er)은 18개의 다른 파장 채널을 가진다. 각 채널의 다른 파장은 20nm로 분리돼 있으며 1270nm에서 1610nm까지의 파장을 사용한다.
DWDM 보다 적은 채널을 지원하므로 소형이고 비용 효율적이기 때문에 단거리 통신(50km 이하)에 이상적이다. 액세스망을 주요 대상으로 하며 최대 전송용량은 1.25Gbps다.
DWDM(Dense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er)은 채널 간격이 1.6/0.8/0.4nm(200㎓/100㎓/50㎓)인 고밀도 파장분할다중화 기술이다.
CWDM 채널과 비교할 때 각 채널은 20nm의 공간을 소모하고 동일한 광섬유에서 더 많은 파장을 다중화할 수 있어 전송용량을 늘릴 수 있다.
최대 160파장의 단일 광섬유 전송 용량을 제공해 단일 광섬유의 전송 용량을 수십에서 수백배까지 늘려 광섬유 자원을 크게 절약하고 회선 건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주로 MAN(Metro area network)급 장거리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사용된다. 전송용량은 200Gbps다.
UDWDM(Ultra-Dense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er)은 파장간격은 0.1~1nm 수준이며 1525~1564nm 대역을 사용한다.
장거리 WAN(Wide area network) 백본용으로 주로 사용하며 수 Tbps급의 전송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얼핏, DWDM이 CWDM 대비 우위에 선 시스템으로 보이지만 경제성을 고려하면 CWDM이 갖는 이점도 만만치 않다.
CWDM 시스템에는 광라인증폭기(OLA)가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CWDM 채널 간격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DWDM에 비해 전력 밸런싱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DWDM의 전력 소비가 CWDM 보다 훨씬 높다. DWDM은 다중화 파장의 총 수와 단일 채널 전송 속도의 증가와 함께 전력 손실 및 온도 관리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냉각기가 없는 레이저는 CWDM에 사용되므로 시스템 전력 소비가 낮아 시스템 운영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CWDM 레이저는 DWDM 레이저보다 훨씬 작다. DWDM 레이저 송신기의 크기는 CWDM 레이저 송신기 부피의 약 100배에 달한다.
한편, LAN-WDM 기술도 있다. 이더넷 채널의 파장분할다중화를 기반으로 하며, 채널 간격은 200~800㎓로 DWDM(100㎓, 50㎓)과 CWDM(약 3㎔) 사이다.
파장 범위는 12nm~1269nm 대역의 1332개 파장을 사용하며 파장 간격은 4nm으로, 분산이 거의 없고 안정성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LAN-WDM은 최대 12개의 파장과 25G를 지원할 수 있어 용량을 늘리고 광섬유를 더욱 절약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LAN-WDM4는 전송 거리가 약 10k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