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대한민국 치킨 시장의 '왕좌'를 둘러싼 경쟁이 매우 치열한 가운데 bhc치킨과 BBQ가 매출 5천억원대에서 불과 100억원도 채 안 되는 차이를 보이며 치킨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초접전에 돌입했다.
반면, 한때 업계 1위였던 교촌치킨은 이번에도 5천억원대 매출 복귀에 실패하며 3위 자리에서 제자리 걸음 중이다.
◆ bhc치킨, 매출 소폭 감소에도 수익성 '탄탄'…"업계 1위 수성"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bhc치킨을 운영하는 다이닝브랜즈그룹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5천1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 감소한 수치지만, 영업이익은 1천337억원으로 11% 늘어나며 수익성 면에서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26.1%에 달한다.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은 할인 프로모션에 있었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은 할인 프로모션 비용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면서 매출에는 일부 영향을 미쳤으나, 경쟁사 대비 늦은 가격 인상과 판관비 절감이 영업이익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이닝브랜즈그룹 관계자는 "가격 조정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인상되고 있는 원부자재 가격에 대해 가맹본사가 최대한 부담하고, 프로모션 비용에 대한 추가 지원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맹점의 부담을 줄이고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BBQ, 매출·영업이익 동반 상승…bhc 턱밑까지 '추격'
치킨업계 2위 BBQ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bhc를 바짝 뒤쫓고 있다.

제너시스BBQ 그룹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5천3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83억원, 당기순이익은 427억원으로 각각 41.3%, 23.4% 늘며, 전반적인 실적이 고르게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15.6%다.
특히 지난해 5천억원대 매출을 달성하면서 bhc치킨과의 격차를 지난해 624억원에서 무려 95억원까지 좁히며 매출 1위 탈환 가능성을 높였다.
BBQ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매장 수를 비롯해 직영점의 대형 매장의 매출이 늘면서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며 "영업이익은 광고비 절감, 직영점 수익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밝혔다.
◆ 교촌치킨, '일회성 비용 지출' 반영...영업익 34.1% 하락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치킨 3사 중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4천565억원을 기록했으나, 5천억원의 고지를 넘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158억원, 당기순이익은 80억원으로 각각 34.1%, 49.6%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3.5%로,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에 따른 일회성 비용(229억원) 지출 등이 반영된 탓에 연간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 비용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3.6%(133억원) 증가한 381억원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국내·외 사업의 꾸준한 성장세에 따라 2개 분기 연속 1천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에 따른 구매·물류 프로세스를 고도화시켜 이익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치킨업계, 순위 바뀔까…변수는 '프로모션'
현재 기준으로 bhc가 여전히 매출 1위를 지키고 있으나, BBQ가 바짝 뒤를 쫓고 있어 언제든 순위 역전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할인 프로모션 등 마케팅 비용이 매출에서 차감되는 구조인 만큼, 실제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bhc의 프로모션 비용은 전년 대비 239억원 증가했으며, BBQ는 104억원 증가했다. 교촌은 별도로 프로모션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 외형 확대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판관비나 프로모션 비용, 원가율 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며 "고비용 마케팅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갖춘 브랜드가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