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희(171cm, G)는 수비를 열심히 했다. 그러나 ‘수비 약점’과 ‘파울 트러블’이라는 단어에 노출됐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부산 BNK는 2023~2024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박혜진(178cm, G)과 김소니아(178cm, F)를 영입했다. 두 선수의 공수 밸런스와 노련함을 팀에 주입시키려고 했다.
박혜진과 김소니아가 알게 모르게 희생했다. 그래서 기존 선수들이 살아났다. 이소희(171cm, G)도 그 중 한 명이다. 자신의 강점인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 결과, 2024~2025시즌에 ‘데뷔 첫 플레이오프 우승’을 해냈다.
하지만 공수 겸장이었던 이이지마 사키(172cm, F)가 2024~2025시즌 종료 후 BNK를 떠났다. 그런 이유로, 박혜진과 김소니아의 수비 부담이 더 커졌다. 한 시즌은 길기에, BNK도 점차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래서 이소희의 수비 공헌도가 높아져야 한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vs 용인 삼성생명)에서도 마찬가지다. 수비 진영에서 최소 1인분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BNK의 공수 밸런스가 잘 맞아떨어질 수 있다.
# Part.1 : 파울 트러블
이소희는 조수아(170cm, G)와 매치업됐다. 조수아의 볼 배급 능력을 차단해야 했다. 또, 조수아의 활동량과 스피드를 잘 쫓아가야 했다.
이소희는 조수아를 어느 정도 막았다. 삼성생명의 공격 전개 속도 역시 잘 따라갔다. 그러나 손을 불필요하게 사용했다. 이소희는 파울을 지적받았다. 좋지 않았다. BNK의 팀 파울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또, BNK와 삼성생명이 전반적으로 미스 매치였다. 바꿔막기를 어느 정도 동반할 수밖에 없었다. 이소희 역시 로테이션을 잘 해냈다. 그러나 강유림(175cm, F)의 백 다운을 막던 중, 불필요한 동작을 취했다. 1쿼터 종료 3분 59초 전 두 번째 파울. 스나가와 나츠키(162cm, G)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했다.
이소희는 잠깐 휴식 후 코트로 다시 나섰다. 그러나 박스 아웃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매치업인 조수아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내줬다. 마지막 수비 때는 배혜윤(183cm, C)의 핸드-오프 플레이와 조수아의 볼 없는 움직임을 대처하지 못했다. 조수아의 미드-레인지 점퍼를 뒤에서 바라봐야 했다. BNK 역시 16-22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근본적 약점
이소희는 1쿼터 종료 2분 25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그리고 2쿼터 시작하자마자 코트로 돌아왔다. 이소희는 하마나시 나나미(168cm, G)를 막았다. 나나미의 빠른 발과 볼 배급을 경계해야 했다.
이소희는 나나미를 잘 따라다녔다. 최소한 나나미에게서 파생되는 옵션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크린 활용하는 나나미를 쫓아가지 못했다. 나나미의 슛을 끝까지 저지했으나, 삼성생명한테 세컨드 찬스를 주고 말았다. 이해란(182cm, F)에게 3점을 허용. BNK와 삼성생명의 차이는 ‘9(23-32)’로 벌어졌다.
이소희의 수비 에너지 레벨이 더 높아졌다. 이해란과 미스 매치됐으나, 이해란과 몸싸움을 잘했다. 이해란에게 볼 획득 공간을 주지 않았다. 이해란의 턴오버를 유도. 이해란의 상승세를 잠재웠다.
BNK는 그 후 존 프레스와 매치업 지역방어를 활용했다. ‘미스 매치’라는 불안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박스 아웃’이라는 단점을 안았으나, 이소희가 루즈 볼에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그 결과, 조수아의 두 번째 파울을 이끌었다. 그리고 BNK는 32-41로 전반전을 종료했다.

# Part.3 : 파울 트러블
이소희는 조수아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그렇지만 조수아의 볼 없는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놓쳤다. 조수아보다 최소 0.5초 늦게 반응했다. 배혜윤의 볼 없는 스크린에 꼼짝 없이 걸렸고, 조수아에게 미드-레인지 점퍼를 허용했다. BNK는 두 자리 점수 차(32-43)로 흔들렸다.
BNK와 삼성생명은 더 멀어졌다. BNK 앞선들은 삼성생명 진영부터 수비했다. 이소희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생명의 전진 속도를 늦춤과 동시에, 삼성생명의 공격 제한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다.
BNK가 좀처럼 수비 매치업을 찾지 못했다. 이소희도 림 근처에서 이해란을 막아야 했다. 그렇지만 이해란의 실린더에 무리하게 침범했다. 3쿼터 종료 4분 1초 전 3번째 파울을 기록했다. BNK는 팀 파울에 노출됐다.
이소희는 다음 수비 때 곧바로 위기와 마주했다. 배혜윤의 영리한 스크린에 나나미를 놓친 것. 나나미의 어깨를 팔로 쳤다. 4번째 파울이었다. 3쿼터 남은 시간은 3분 50초. 이소희는 결국 벤치로 물러났다.
# Part.4 : 과제
이소희가 코트에 없었지만, BNK는 56-57로 4쿼터를 시작했다. ‘수비’와 ‘3점’으로 삼성생명과 간격을 좁힌 것. 이소희는 좋은 분위기 속에 코트로 돌아왔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사실이 있었다. 이소희의 파울 트러블이었다. 이소희는 남은 시간 모두 조심해서 움직여야 했다.
그래서였을까? 이소희의 집중력은 꽤 높았다. 물론, 조수아에게 슛을 주는 수비를 했으나, 조수아의 공격 리바운드 침투를 잘 막았다. 박스 아웃으로 조수아에게 세컨드 찬스의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
BNK의 집중력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집중력을 끌어올린 BNK는 72-67로 경기를 마쳤다. 15점 차(32-47)까지 밀렸던 경기를 역전승했다. BNK 팬들에게 도파민을 충족시켰다.
이소희도 경기를 기분 좋게 마쳤다. 경기 내내 많은 활동량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생각해야 할 게 있다. ‘스크린 대처’와 ‘파울 트러블’이었다. 이는 메인 옵션인 이소희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다. 특히, ‘파울 트러블’은 이소희를 위축시킬 수 있다. 그래서 이소희는 이번 경기에 드러난 과제를 잘 생각해야 한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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