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트까지 갔다면” 대한항공 희망 지운 문성민, 베테랑의 위엄

2024-12-04

4세트 17-21 위기 상황서 투입, 결정적 블로킹으로 분위기 반등 이끌어

전성기 지나면서 주전 경쟁서 밀려났지만 여전한 존재감 과시

현대캐피탈의 문성민이 베테랑의 위엄을 과시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3일 인천 점보스타디움서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2라운드서 격돌한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맞대결은 양강 체제를 형성한 팀들 간의 만남인 만큼 예상대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현대캐피탈이 먼저 1~2세트를 따내며 손쉬운 승리를 가져가는 듯 했지만 대한항공이 3세트 반격에 성공하며 승부는 안개 속으로 흘렀다.

3세트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대한항공은 여세를 몰아 4세트 한 때 21-17까지 앞서며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가는 듯 했지만 현대캐피탈의 뒷심에 밀려 아쉽게 23-25로 패해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 직후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5세트까지 갔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며 4세트 패배를 유독 아쉬워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4세트 패배 위기서 극적으로 살아났는데 베테랑 문성민 투입의 ‘신의 한수’가 됐다.

현대캐피탈의 필립 블랑 감독은 4세트에 17-21로 밀리자 신펑을 빼고 문성민을 투입했다.

이는 반전의 시작이었다. 레오의 공격으로 18-21로 추격한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이 대한항공 주포 정한용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문성민의 올 시즌 첫 득점이기도 했다.

전성기가 지난 문성민은 허수봉 등 후배 선수들에게 밀려 올 시즌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베테랑의 위엄을 과시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 차례 문성민의 블로킹 벽에 가로막혔던 정한용은 이후 공격에서 범실을 저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분위기를 바꾼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블로킹을 시작으로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23-21까지 앞서나갔고, 끝내 4세트를 가져오며 경기를 끝냈다. 38살 베테랑의 관록이 팀을 구했다.

감독과 팀 동료들도 문성민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직후 블랑 감독은 문성민에 대해 “프로 의식이 뛰어나고 경험이 많은 선수다. 훈련 강도는 조절을 해주고 있지만 매우 잘해주고 있다”면서 “훈련에서 보여준 모습을 문성민이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고 블로킹 강화를 위해 투입했다”며 작전이 주효했음을 알렸다.

에이스 허수봉은 “여전히 에이스다. 코트에 서 계신 것만으로도 팀원들에게 큰 힘을 주신다. 분위기를 바꿔주시려고 파이팅도 더 해주신다”며 “블로킹 득점 덕분에 우리의 분위기가 더 타올랐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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