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약재 산책] 붓고 종기가 자주 날 땐, 율무로 싸~악 말리자

2025-02-20

요즈음 자판기에서 율무차를 찾기가 힘들다. 1990년대만 해도 율무는 자판기에 커피와 어깨를 나란히 겨루었던 차였다. 배고플 땐 율무차 한 잔 마시면 그렇게 속이 든든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많던 율무는 어디로 갔을까?

율무는 벼과의 1년생 초본으로 동남아시아가 원산지다. 어떤 경로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생장력이 강해서 어느 지역에서든 재배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연천이 율무의 최대 생산지다. 따뜻한 나라에서 왔는데, 경기도 접경 추운 지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된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율무는 한약명이 의이인으로 약성은 서늘하고 독이 없다. 강도는 거의 돌에 가깝다. 밥을 지으려면 먼저 한 번 삶아야 한다. 삶아도 밥으로 먹기에는 너무 거칠다. 그러나 겉이 딱딱해 한번 깨뜨리면 쉽게 가루가 되어 잘 퍼진다. 그래서 차나 죽으로 먹는 것이 좋다.

율무는 수분을 잘 흡수한다. 마치 마른 먼지 같다. 그래서 부종에 특효약이다. 이뇨 작용을 통해서 몸의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자주 붓거나 설사가 잦은 사람에게 특효약으로 쓸 수 있다.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은 주로 몸에 습이 많다.

율무는 화농성 질환이나 화농성 피부질환에도 효과가 좋다. 화농성 폐질환이나 종기, 여드름, 사마귀 등에 좋다. 특히 사마귀나 종기가 빈번하게 나는 사람은 율무로 밥을 지어 먹거나 죽 혹은 차로 만들어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율무는 다이어트에도 많이 이용된다. 몸의 붓기를 잘 없애주기 때문에 자주 붓는 사람, 또 그것이 살이 되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다. 반면 몸이 마르고 건조한 사람은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율무는 근육이 수축과 굴신이 안 되는 증상을 개선한다, <신농본초경>에는 율무가 ‘구풍습비(久風濕痹)’를 다스린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 구(久)는 오래된 것을 말한다. 근육이 수축과 굴신이 안 되는 것은 추위에 의해 일시적으로 생긴 증상이 아니라 오래되어 열성 증상을 띄는 것이다. 이런 증상은 중풍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주 볼 수 있다. 율무의 서늘한 약성과 습을 제거하는 효능으로 ‘구풍습비(久風濕痹)’를 다스릴 수 있다.

정리하면, 율무는 몸에 습이 많아 잘 붓고 설사도 자주 하고 체열도 높은 사람에게 적합한 곡물로 가루를 내어 죽이나 차로 마시면 좋은 효능을 볼 수 있다.

봄이 오려나 보다. 몸이 가벼워야 스프링처럼 튀어 오를 텐데, 율무의 힘을 빌어야겠다.

최미선 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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