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설비 늦어지자 지역반대를 단순한 님비현상으로 몰아
전북 외에도 하남 등 수도권까지도 송전선로 논란, 지역이기주의 공격 횡행
일부 언론이나 전문가 혐오시설 아니라면서도 자기 집앞 설치에는 침묵
일반적인 님비현상과는 구분해야, 송전망-발전시절 기업유치 연계 방안 필요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전력공급을 위해 낙후지역이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는 딜레마가 해결되지 않자, 일부 정치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이를 단순한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현상으로 몰아가려는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지역의 이기주의 때문에 국가 전력망 확충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전력을 사용하는 지역에 발전시설을 짓거나 전력을 끌어오려는 지역에 기업을 설립하자는 대안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가 전력망 확충의 원인을 지역이기주의로 지목한 이들은 정작 ‘만약 자신의 지역에 송전탑과 송전선로가 건설되는 것을 찬성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25일 정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전북 등 전국 각지의 송전선로 논란은 일반적으로 ‘대안 없는 반대’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위한 반대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님비현상으로 끌고 가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정부와 국회가 제도를 현실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전시설과 송전망을 기업유치와 연계하는 '생산 전력 지역기업 우선 공급' 의 제도화와 전력망과 SOC연계 방안 등이 현재 제기되고 있는 대표적인 대안들이다
수도권 안에서도 송전선로 문제는 비슷하게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 신도시 역시 건강권 문제는 물론 부동산 지가 하락 등 여러 가지를 이유로 송전선로 건설을 기피하고 있다.
지난 8월 21일에는 동해안 발전소의 전력을 수도권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으로 보내는 데 필요한 동서울변전소 증설 사업에 대해 경기 하남시가 건축허가를 최종 불허하면서 2026년 6월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 지연됐다.
하남시 측은 인구 3만9665명에 달하는 감일 신도시의 경우 변전소 반경 1.4㎞ 이내에 아파트 단지 19개와 초·중·고등학교 7곳이 자리 잡고 있다는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반영했다. 그러자 일부 언론에서는 하남시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기사나 칼럼을 게재했다. 전북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송전선로가 집중될 계획인 전북에서도 반대 논리가 거세지면서 이를 단순 지역이기주의로 치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때문이다.
동·서해안 송전선로가 용인 반도체·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가동을 위해 꼭 필요한 전제조건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부 여당에서는 이와 관련해 국가 기간전력망 건설 때 정부 역할을 늘리는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이 추진되고 있다.
이 법안에는 일방적 피해와 반대를 완화하기 위해 지자체의 선호 시설인 도로·철도 등 인프라와 송전망을 함께 건설하는 방안이 관계 부처의 협력 관련 조항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법안은 아직 단 한 번도 법안 심사를 하지 않았다.
한편 전력망을 둘러싼 님비 논쟁은 전력 생산과 소비의 지역 편중이 그 원인이다. 지난해 기준 수도권은 국가 전체 전력의 40.2%를 쓰는 반면 생산은 27.4%에 그쳤다. 반대로 호남 지역은 7.8%를 쓰고 13.7%의 전기를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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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kking152@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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