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 카스퍼스키(Kaspersky)가 AI, OT 보안, 위협 인텔리전스(CTI) 등을 결합한 전방위 통합 보안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5월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연례 컨퍼런스 ‘사이버 인사이트 2025(Cyber Insights 2025)’와 기자간담회에서 카스퍼스키는 기술적 우위와 지역 맞춤 전략, 그리고 글로벌 신뢰 회복을 통해 아시아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이버 보안, 기업 운영 전략의 핵심 요소”
이날 방한한 아드리안 히아(Adrian Hia) 카스퍼스키 아시아태평양(APAC) 총괄 사장은 “사이버 보안은 더 이상 단순한 IT 영역이 아니라, 기업 경영과 국가 운영의 핵심 전략”이라며 “카스퍼스키는 27년간 축적된 위협 인텔리전스, 글로벌 탐지 역량, 그리고 AI 기반 대응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보안 체계를 구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카스퍼스키는 현재까지 전 세계 200여 개국 이상에서 10억 개 이상의 디바이스를 보호하고 있으며, 22만 개의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서,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으며, APAC 지역을 중점 성장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AI·CTI 기반의 고도화된 탐지 역량…“사고 이전 탐지 가능”
카스퍼스키는 이날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탐지 기술과 위협 인텔리전스(CTI)를 접목한 고도화된 대응 체계를 강조했다. AI 에이전트는 고객 환경을 실시간 학습하며 위협에 맞춘 대응 방안을 자동 추천하며, 이는 B2C 제품뿐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에도 통합 적용되고 있다.
아드리안 히아 사장은 “우리의 AI와 CTI 기반 기술은 사이버 공격이 발생하기 전 단계에서 징후를 포착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카스퍼스키는 다크웹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라자루스와 같은 위협 그룹의 공급망 공격 움직임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디지털 풋프린트 인텔리전스’로 명명하고, 한국 시장에도 관련 기술을 적극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IT·OT 자산 통합 관리…단일 플랫폼으로 실시간 가시성 확보
카스퍼스키는 이날 행사에서 IT와 OT를 아우르는 통합 관리 플랫폼을 강조했다. 단일 대시보드에서 서버, 스토리지, 노트북은 물론 카메라, 스마트 미터 등 OT 자산까지 통합 가시성을 제공하며, 운영 효율성과 보안 대응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울코가와 시멘스 등 글로벌 OT 인프라 기업으로부터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실제 OT 보안 솔루션은 석유, 가스, 제조, 에너지 산업 등에서 탁월한 성능을 입증했다.
◆SKT 해킹 사고 언급…“사후 대응보다 선제 방어로 전환해야”
기자간담회에서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SK텔레콤 해킹 사고에 대한 견해도 공유됐다. 아드리안 히아 사장은 “SK텔레콤은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대응한 점에서 긍정적 사례로 볼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는 ‘침해를 전제로 한 보안 체계(Assume Breach)’가 필요하며, 사전 징후 감지와 신속한 복구를 위한 역량 강화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통적인 방식처럼 방화벽을 여러 겹 쌓기보다는 위협 인텔리전스를 통한 사전 탐지와 AI 기반 자동화 대응을 강화해야 하며,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 범위를 제한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MSSP·MSP 모델 확대…한국 내 파트너 생태계 강화
카스퍼스키는 현재 한국 내 200여 개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KG ICT와의 총판 계약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MSSP(매니지드 보안 서비스)와 MSP(매니지드 서비스 프로바이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현지 언어 지원, 단계별 기술 교육, AI 기반 대응 툴 제공 등을 통해 파트너의 서비스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투명성 이니셔티브 확대…“서울 포함 13개 도시 센터 운영”
카스퍼스키는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해 ‘글로벌 투명성 이니셔티브(GTI)’를 중심으로 소스코드, 탐지 기술, 업데이트 시스템 등을 공개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도쿄, 로마, 쿠알라룸푸르 등 13개 도시에 투명성 센터를 운영하며, 다양한 보안 수준에 따라 3단계 접근 권한을 제공 중이다.
◆미국 제재 이후에도 ‘역대 최고 실적’…“실질적 영향 無”
기자간담회 말미에는 지난해 6월 미국 상무부의 카스퍼스키 제품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아드리안 히아 사장은 “그 조치는 미국 내 사용 제한일 뿐, 글로벌 비즈니스에는 직접적인 제약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2024년 회계연도에는 약 1조 3천억 원(890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조차도 여전히 카스퍼스키의 위협 인텔리전스(CTI)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오히려 APAC 및 신흥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제재 이후 더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인력 충원 및 사무실 리뉴얼 등 공격적인 투자 대상 지역으로 설정됐으며, 2025년에도 인프라 투자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이효은 한국 지사장 “산업별 맞춤 전략과 파트너 협력으로 실질 보안 가치 제공”
카스퍼스키 이효은 한국 지사장은 “국내 기업과 기관의 산업별 요구를 반영해 맞춤형 보안 전략을 지속 추진 중이며,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SKT 해킹 사고 이후, 국내 이동통신·금융 분야에서 보안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카스퍼스키는 기술력과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의 신뢰를 지켜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기술력과 지역 특화 전략을 융합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장은 마지막으로 “국내 보안 생태계 전반을 위해 학계·산업계 협력을 강화하고, 보안 인재 양성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디지털 전환 시대에 신뢰받는 보안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