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쟁점 셋.
1. 결혼제공서비스 설정, 왜 끌고 왔을까.
2. 정윤하·조이건 베드신과 노출신, 필요했다?
3. 악녀 ‘이서연’의 매력 실종에 대하여.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감독 김규태)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작품을 관통하는 결혼제공서비스를 두고 불편한 세계관이라는 의견과 함께, 베드신과 노출신의 쓰임새에 대해서도 갑론을박 중이다.
스포츠경향은 3일 만난 김규태 감독에게 작품의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물어봤다.
■쟁점1. 극 중 결혼제공서비스 NM 설정, 불편하지만 넣은 이유
‘트렁크’는 어느 날 갑자기 호숫가에 떠오른 수상한 트렁크를 둘러싼 이야기로, 그 안에 감춰진 비밀과 함께 베일을 벗는 의문의 사건과 감정의 파고를 그린 작품이다. ‘정원’(공유)이 전처 ‘서연’(정윤하)의 제안으로 1년 계약결혼에 나서면서, 1년 계약직 아내 ‘인지’(서현진)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다룬다. 그러나 ‘인지’가 소속된 결혼정보회사 NM의 수상한 서비스가 중요한 설정으로 잡히면서 일종의 ‘성매매’가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튀어나오고 있다. 김규태 감독에게 이를 물었다.
“작품을 할 때 보편적인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그 방식은 보편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극단적인 가치를 가진 인물이라던가. 그런 설정값은 작품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극 안의 결혼제공서비스 역시 그런 설정값이었어요. 원작 속 결혼제공서비스란 디테일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이지만, 기존 로맨스물에서 봤던 장치들을 차용해 NM이라고 가상의 회사를 만든 거죠. 물론 그런 시선으로 이 작품을 바라볼 거라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NM이 계약결혼에 나선 직원들을 어떤 식으로 보호한다던가 그런 조항을 굳이 설명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아마 불편하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쟁점2. 목적성 있는 베드신과 노출신이었나.
극 중 서연과 또 다른 계약결혼남편인 지오(조이건)의 정사 장면이나, 지오의 샤워노출신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도 질문을 건넸다.
“‘서연’은 ‘정원’을 어떻게든 소유하고 싶어 집착하지만 비뚤어진 사랑의 방식을 보여주는데요. 그걸 장면으로 보여주기 위한 베드신이었어요. 비정상적인 심리를 ‘지오’와 베드신에서 표혆고 싶었는데, 불편하다고 반응할 거론 생각지 않았습니다. 가장 극단적인 결핍을 가진 인물의 부정적인 심리를 그리는 표현 중 하나였으니까요.”
■쟁점3. 악녀 ‘서연’의 매력이 부족하다?
‘정원’과 ‘인지’ 사이 갈등을 계속해서 주는 ‘서연’은 작품 안에서 아주 중요한 안타고니스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캐릭터적 호감도를 쌓는 것엔 실패한다.
“대칭적 주인공이고 악녀의 이미지가 있어야 하지만 리얼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너무 이해가 안 되는 인물과 감정이지만 자꾸 보다보면 ‘아, 그만 좀 해라’라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으면 했죠. 다만 ‘서연’의 전사에 대해서 불친절했던 터라 그런 부분에서 감정적으로 쌓이지 않아 시청자들이 낯설어할 순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