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에는 실패가 없으니까요” 파리 최고령 국대 이보나의 꿈

2024-07-04

"당연히 모든 선수의 꿈은 금메달이죠.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클레이 사격 국가대표 이보나에게 이번 파리 올림픽은 특별하다.

1981년 7월생, 파리에서 만 43번째 생일을 맞게 되는 이보나는 약 140명의 한국 선수단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노장'이라는 단어에 틀린 말이 아니라는 듯 헛웃음이 터지지만, 여전히 국내 1인자의 실력으로 당당히 태극마크를 거머쥐었다.

사실 이보나는 진종오가 떠난 한국 사격을 지키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였던 그리스 아테네에서 더블 트랩 은메달과 트랩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클레이 사격 역사상 첫 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그리고 이 두 개의 메달은 여전히 한국 산탄총의 '유이한' 올림픽 메달로 남아있다.

'클레이 사격(공중으로 날아가는 과녁을 산탄총으로 쏴 맞히는 경기)'이라는 종목을 국민들에게 사실상 처음으로 알린 순간이었다.

당시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그래서 더 놀라웠던 메달 두 개를 목에 건 이보나는 "저보다 사격이라는 종목에 관심을 더 가져주세요"라는 소감을 밝혔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이보나의 꿈은 아직 미완으로 남아있다.

이보나 자신은 5번의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6개(금1·은2·동3)를 가져왔지만, 한국 클레이 사격의 성장은 지지부진했다.

현재 국내 클레이 사격팀은 총 8개로, 그 중에서도 단체 출전이 가능한 팀은 5개에 불과하다.

이보나가 지난 20년간 품어온 목표를 다시 꺼내는 이유다.

"제 꿈은 이번 파리 올림픽을 통해서 좋은 사격팀,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줄 기업팀이 많이 생기는 거예요. 책임감은 20년 전보다 더 큽니다."

이보나의 사격 인생은 '올림픽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실패한 소총 선수였지만, 과감한 도전으로 한국 산탄총의 선구자가 됐다. 어린 나이에 올림픽 메달을 두 개나 목에 걸었지만, 다시 올림픽 태극마크를 다는 데 16년이 걸렸다.

종목 당 올림픽 시상대 자리는 단 세 개.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은 스포츠에서, 이보나는 후배들이 오직 실패 속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의미와 가치를 찾아 자신만의 성공에 닿기를 바란다.

"경기를 하다 실패해도 그건 실패가 아니예요. 메달을 못 딴다고 해서 그것도 실패가 아니고요.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끝까지 자기 자신을 다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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