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자국우선주의 시대 한국 산업정책' 특별세션 진행
"공급망 우려 커…수출품 다각화·시장 다변화 지원해야"
"AI 활용 디지털 전환 중요…기업 선순환 체계 구축해야"
"신산업 확대·경쟁력 상실 산업 구조조정 동시 진행해야"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세계 각국의 자국우선주의 기조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최선책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AI 활용 비중은 소수에 불과한 실정으로, 정부 차원에서 맞춤형 정책을 마련해 기업들이 적극적인 AI 활용과 성과 창출 등에 나설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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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은 7일 대전 한남대 56주년기념관에서 '자국우선주의 시대하의 한국 산업정책' 특별세션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경제학회와 경제사회인문연구회가 6~7일간 공동 주관하는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특별세션 진행을 맡았다.
근래 촉발된 자국우선주의와 그로 인한 보호주의정책은 타국에 비해 글로벌 경제에 강하게 통합된 한국 경제산업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이에 산업연구원은 이번 특별세션에서 ▲한국 수출입의 공급망 취약성과 산업통상 대응 과제 ▲자국우선주의 시대 한국의 AI 활용 전략 ▲한국 산업정책의 핵심 목표와 수단 등 크게 세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한국 경제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 글로벌 자국우선주의에 한국 수출 비상…"다각적 전략 필요"
이날 양주영 산업연구원 경제안보·통상전략연구실 실장은 '한국 수출입의 공급망 취약성과 산업통상 대응 과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양 실장은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고 외부 충격에 취약해 교역·생산·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며 "공급망 교란 요인을 산업통상정책 차원에서 사전 대비하고 신속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국의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과 공급망 강화 정책은 한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연구원 연구에 의하면 트럼프 보편관세로 인한 시나리오별 제조업 대미 수출 감소효과는 최소 -9.3%에서 최대 -13.1%에 달한다. 개별 산업의 편차는 더욱 클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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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양 실장은 "수출입 공급망 구조와 취약 품목 분석을 분석한 결과 수입 취약 중간재로 인한 수출 리스크 품목, 지정학적 불안정성 품목, 통상규범 관련 품목, 주요국 정책 불안정성 영향 품목 등 대외의존도와 특정 국가에 편중된 품목에서 공급망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자국우선주의로 경제안보와 공급망 이슈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정부의 통상 지원 강화와 수출품 다각화 및 시장 다변화, 국내 기업경쟁력 유지를 위한 지원책, 수출입 취약성 극복과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민관 협업, 다각적 산업통상 전략 수립 등 다양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 국내기업 AI 활용 비중 4.5% 불과…"AI 선순환 저해돼선 안 돼"
송단비 산업연구원 산업정책기획실 연구위원은 한국의 AI 활용 전략에 주목했다. 그는 AI 정책 목표를 '활용 확대'와 '연계 성과 제고'로 설정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송 연구위원은 "AI 기술은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거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은 특히 자국우선주의 시대에 약화되고 있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핵심 기반으로서 AI 활용을 통한 디지털 전환이 더욱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런 속도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 '2023년 기업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AI 활용 비중은 4.5%에 불과하며, 업종·지역·기업 규모·업력 등에 따라 크게 편중된 상황이다. AI에 대한 관심이나 기대에 비해 AI 활용과 성과 확산 등은 지체된 상태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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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AI 도입이 기업 성과에 원활히 연결되지 않는다는 실증 결과가 도출됨에 따라 AI 활용을 통한 성과 창출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는 정책이 AI 활용을 촉진할 수는 있으나 기업의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함의로, AI 기술에 대한 기업의 기대를 낮춰 경제산업 전반의 AI 전환 선순환이 저해될 우려를 높인다.
이에 송 연구위원은 "향후 AI를 통한 한국 경제산업 전반의 모멘텀 증대를 위해서는 AI 활용과 성과 창출 간 선순환에 초점을 맞춘 산업 맞춤형과 통합적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며 "AI 정책 목표를 'AI 활용 확대와 연계 성과 제고'로 설정하고 주요 전략으로 성과 연계 강화를 위한 디지털 기술의 통합적 활용 촉진, 산업별 핵심 난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 개발 등을 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선진국에 맞선 대비책 필요…"한국도 산업정책 목표 설정 시급"
전현배 서강대 교수는 '한국 산업정책의 핵심 목표와 수단'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산업정책의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하며 이에 대한 국민적 동의도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전 교수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산업 경쟁력과 AI 리더십, 탄소중립 등 자국 문제 해결과 포괄적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지원에 기반한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도 단기 대응 위주 정책을 넘어 국가가 당면한 핵심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해결을 위한 산업정책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저성장'을 꼽았다. 생산성 개선이 부진할 경우 오는 2050년대에는 0%대 성장률이 전망되는 상황으로, 이에 대비해 산업정책의 핵심 목표를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한 '산업구조 개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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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전 교수는 "성장성 높은 신산업의 확대와 기존 산업 중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의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며 "첨단전략산업과 플랫폼 및 AI 산업 확대, 전통 제조업 및 자영업 구조조정, 탈탄소화 등 다양한 개별 정책은 성장 잠재력 제고라는 큰 목표하에 유기적으로 연결돼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확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과거 비용 대비 높은 효과성과 국민적 동의에 기반한 전통적 산업 정책의 지속 추진을 통해 성공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예전보다 포괄적 목표를 지닌 새로운 산업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목표를 명확화하고 비용 대비 정책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수단에 관한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