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中점유율 95%→0%…천하의 젠슨 황 긴장시킨 형제 [창간 60년-中혁신 리포트]

2025-11-09

한국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때 중국은 엔비디아 극복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다. ‘탈(脫)엔비디아’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똘똘 뭉친다. 중국 정부는 테크 기업에 엔비디아 칩 사용을 가급적 줄이라고 압박하고, 기업은 이에 호응해 칩 개발에 달려든다.

대표 기업은 중국 AI반도체 전문회사 캠브리콘.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칩인 ‘H20’의 80~90% 수준의 성능을 지녔으면서 값은 30% 싼 AI 칩 ‘MLU590’ 개발에 성공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최근 뉴욕의 한 세미나에서 “엔비디아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95%에서 0%로 급락했다”며 “AI에 있어 중국은 미국 뒤에 있지 않다”고 했다.

천하의 젠슨 황도 긴장시킨 캠브리콘은 지방 소도시 난창(南昌) 출신의 ‘수학 천재 형제’가 만들었다. 대학원에서 형 천윈지(陳雲霽)는 반도체를, 동생 천톈스(陳天石)는 AI 로직을 연구해 2016년 회사를 세웠다.

HBM 기술 국산화 나선 중국“한국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

기업 경영에 소질이 있던 동생이 CEO가 됐다.

캠브리콘이 세상에 이름을 드러낸 건 화웨이를 통해서였다. 2017년 화웨이가 발표한 세계 첫 스마트폰용 AI 칩인 기린970에 쓰인 기술이 바로 형제가 만든 ‘A1’이었다. 그 후 클라우드용 AI 칩인 쓰위안(MLU) 시리즈 등을 잇따라 출시했다. 언제나 꽃길은 아니었다. 2022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대만으로부터 칩 생산 설비와 부품이 끊기자 충격이 컸다. 2023년에는 적자였다. 난국 타개의 비결은 오로지 기술이었다. 가성비가 뛰어난 MLU590 칩을 개발하며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이때 캠브리콘에 두 번째 귀인이 나타났으니, 딥시크였다. 딥시크는 지난 4월 9일 생성형 언어 모델 새 버전(V3.1)을 발표하면서 “이후 학습 및 운용에 차세대 국산 칩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에 의존하던 AI 칩을 중국 제품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이었다. 딥시크는 화웨이와 캠브리콘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비슷한 시기, 자국 데이터센터 구축에 쓰이는 AI 칩의 50% 이상을 국산으로 채택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이 덕에 올 상반기 캠브리콘 매출은 4348% 폭증했다. 실적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캠브리콘 주가는 지난 1년간 5배 오르며 중국 증시의 가장 핫한 종목으로 등극했다. 화웨이도 주력 제품인 어센드910C 및 후속작 어센드920이 엔비디아의 H20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 역시 탈엔비디아다.

우리 일이기도 하다. 화웨이·캠브리콘 등은 한국의 강점 영역인 메모리 칩 국산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 HiBL 1.0을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AI 반도체 어센드 950PR에 탑재할 계획이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중국의 HBM 기술력이 아직 삼성·SK하이닉스 수준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안심할 수 없다”며 “중국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 완전 자립을 향해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기에 폭발력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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