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덕에 미국·유럽·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K콘텐츠 매출만 중요한 게 아니라 K콘텐츠를 통해 파급되는 K컬처를 무기로 삼아야 할 때입니다.”
김원국(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는 “미국·유럽인이 한식을 즐기고 직구를 해서 먹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이런 현상은 모두 영화 등 K콘텐츠의 영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컬처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주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영화에 투자하는 모태펀드(콘텐츠 산업을 지원하는 정부 주도 펀드)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K컬처가 르네상스를 맞이하려면 모태펀드 규모를 확대하고 콘텐츠 제작사·투자자에 대한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줘야 한다”며 “그래야 투자와 제작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이나 남미에서는 콘텐츠 투자 및 제작사에 대한 세제 혜택이 우리나라보다 많다”며 “영화 한 편을 만들 경우 400~500명 정도 고용도 창출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영화 관객 수가 급감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관람 문화가 바뀐 점도 있지만 제작 편수, 즉 볼만한 영화가 감소한 것도 주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업계의 데이터를 보면 영화를 보던 관객은 계속 영화를 보는데 제작 편수가 줄어 관객 수가 더욱 급감한 것”이라며 “계속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제작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콘텐츠 소비의 주요 채널이 된 점도 영화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극장에서 굳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조금만 기다리면 OTT를 비롯해 주문형비디오(VOD), IPTV 등을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독일 등 유럽과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5~15개월의 홀드백(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고 다른 플랫폼에 유통되기까지 유예 기간을 두는 제도)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프랑스의 경우 15개월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홀드백 기간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며 “영화가 OTT나 VOD로 빨리 나와 극장에 더욱 안 가게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제작비 증가도 영화 산업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영화 제작비가 최소한 30%는 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작비가 줄어 수익률이 높아져야 다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처럼 영화 제작 현장을 효율화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그는 “주 52시간제를 정확하게 지키는데 그 시간 안에 현장이 효율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며 “정해진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작업을 하면 더 많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