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JOINT' 반도체 패키징 연합체 만든다

2025-10-23

첨단 반도체 패키징 분야 기술 개발에서 협력할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연합체가 만들어진다. 미국·일본·대만 기업들이 얼라이언스를 맺어 시장 선점에 착수한 데 대한 대응이다. 빈약한 한국 반도체 패키징 산업 역량을 끌어올릴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반도체 패키징 K-얼라이언스(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패키징 분야 소부장 업계를 주축으로 협력체를 탄생시킨다는 구상이다.

현재 초기 단계로 정책적 지원을 위해 산업통상부와도 논의할 방침이다. 산업계 뿐 아니라 학계와 연구기관 등 반도체 생태계 주체들이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협회 관계자는 “한국의 첨단 패키징 산업을 키우기 위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올해 안에 출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K-얼라이언스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 경쟁력 확보가 주 목적이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반도체에서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급부상했지만 한국은 기반이 대만이나 일본 등 경쟁국가보다 뒤처졌다는 평가다. 패키징 관련 소부장 기업은 다수 있지만 산업 구조가 대기업과 메모리 반도체에 치우치다보니 구심점이 없고, 생태계가 취약하다는 평가다.

반면 대만, 일본, 미국은 견고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대만은 TSMC가 AI 반도체 위탁생산을 주도하면서, 첨단 패키징 산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외주반도체패키징·테스트(OSAT) 기업인 ASE도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일본은 소부장 강국인 데다 최근 첨단 패키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략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1년 설립한 패키징 소부장 연합체 'JOINT2'가 대표적으로, 일본 소재 산업을 이끄는 레조낙(옛 쇼와덴코)과 아지노모토, 다이닛폰인쇄(DNP) 등 12개 기업이 JOINT2를 만들어 차세대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일본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난해 미국 기업과 함께 하는 'US-JOINT'를 설립하기도 했다. 일본과 미국 간 반도체 패키징 동맹 체제를 확립한 것이다. US-JOINT는 미국에 공동 R&D 센터도 짓고 있다. 미국 내 고객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투자다.

K-얼라이언스는 '한국판 JOINT' 격으로, 소부장 산·학·연을 연계해 차세대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가령 패키징 소재 개발에 패키징 장비사까지 가세, 성능과 품질을 고도화할 수 있다. 소부장 업계가 공동으로 고객사를 발굴, 시장 대응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주영창 한국마이크로전자및패키징학회장은 “우리나라 첨단 패키징은 역량이 우수하지만 네트워크 부재로 생태계 형성이 어려웠다”며 “소부장 기업 뿐 아니라 OSAT, 종합반도체기업(IDM)도 있는 국내에서 연결고리가 갖춰지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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