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지막 변호인으로 잘 알려진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잔인한 역사가 어김없이 반복된다"며 8년 전의 아픈 기억을 소개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이 탄핵 추진에 나서 윤 대통령이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주목 받는다. 지난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표결은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됐지만 14일 2차 표결을 앞두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의원은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를 회상한 글을 이날 새벽에 올렸다. 유 의원은 “밤이 깊었는데, 지나온 시간들이 스쳐가면서 잠을 깨우고 기억을 불러온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그날도 추웠고 혼자였다. 곧, 혹한의 겨울이 다가올 것이고 어쩌면 살아서 봄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엇을 할 지 정리가 되지 않아 밤 거리를 헤매다가 추워서 사무실로 돌아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 날 따라 사무실이 낯설게 느껴졌다. 빈 속에 소주를 들이켜도 취하지 않았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느낌에 무섭고 두려워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사무실을 나와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또 눈물이 흘러내렸다”는 그는 “온 몸이 칼로 난도질을 당하고 모든 힘이 빠져나간 느낌이었다”고 당시의 절망감을 떠올렸다. 이어 “피하지 말고 버티자고, 운명으로 받아들이자고, 그렇게 머릿속은 정리를 하였음에도 그 겨울의 잔인했던 첫 날 밤의 외로움과 두려움은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특히 잔인한 역사는 어김없이 반복된다”며 “하지만, 이겨내는 것은 살아 있는 자들의 몫이다. 앞으로 올 겨울이 깊고 모질테지만 우린 봄을 기다리면서 이겨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개인에 대한 의리와 나라에 대한 충성이 부딪칠 때 나라에 대한 충성이 먼저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명분은 늘 아름답기에 가끔 착시를 일으킨다"고 적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권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민의’를 명분으로 찬성하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마지막까지 그의 곁을 지키며 변호를 맡았다.